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인 이라크에 "이란에 가한 제재가 약과로 보일 정도의 제제를 가하겠다" 경고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휴가지에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적대적 행위라도 한다면, 우리는 이라크에 아주 큰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전까지 보지 못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군은 이라크 수도에 위치한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폭격해 이란군 장성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을 사살했다. 이에 이라크 의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는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의원 내각제인 이라크의 통치 체계상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주둔 미군이 수도에 있는 국제공항을 폭격했다는 점과, 그 대상이 시아파 핵심 인물이라는 점이 이라크 의회를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라크는 국민의 60%가 이슬람 시아파에 속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나게 비싼 우리의 공군기지가 거기에 있다. 내가 취임하기 한참 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지었다. 그것(건설비용)을 갚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라크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피살과 관련해 이란이 보복에 나선다면 문화 유적을 포함한 이란의 중요한 장소들을 공격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그들은 우리 국민들을 고문하고 불구로 만든다. 길가에 폭탄을 설치해 우리 국민들을 날려버린다"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의 문화적 장소를 건드릴 수 없다고? 그런 식으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52곳을 공격 표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문화 유적을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나왔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합법적인 목표를 공격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문화유적에 대한 공격 의지를 확인하면서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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