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에 '터키산 불매운동' 촉구

이집트에서 터키의 리비아 파병 추진에 대한 반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집트의 많은 의원이 4일(현지시간) 아랍권을 향해 터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했다고 이집트 언론 알아흐람이 보도했다.

이집트 의회 내 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인 엘바드리 데이프 의원은 "아랍인들은 단결해 아랍권 시장에서 모든 터키 제품에 대한 구매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터키 제품에 대한 보이콧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터키 대통령)의 군사 계획을 방해하고 아랍 세계에서 오스만제국의 물결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의회당은 이날 이집트와 터키의 경제·무역 거래를 중단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안건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이집트 의원들 "터키제품 사지 말자"…리비아 파병 승인에 반발

이런 움직임은 터키의 리비아 내전 개입을 겨냥한 것이다.

터키 의회는 지난 2일 정부가 제출한 리비아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켰으며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파병 계획에 대해 "필요한 규모(의 부대)를 필요할 때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집트는 유엔 결의를 위반하는 이 조처를 최대한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리비아에서 터키군의 개입은 지중해 지역의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아랍권 국제기구 아랍연맹(AL)은 지난달 31일 이집트의 요청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리비아 내전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거부한다고 천명했다.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정권은 이슬람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던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민선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하는 데 앞장섰고 그해 12월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터키 의회가 파병을 승인하면서 리비아 내전이 주변국들의 대리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GNA)와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양측의 충돌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LNA 최고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격화됐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는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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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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