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란이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피살 이후 대미(對美) 보복을 위협하자 이란의 공격 시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오랜 기간 오직 골칫거리였을 뿐이었다"라며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2곳의 의미는 이란이 오랫동안 인질로 잡은 52명의 미국인 수를 뜻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52곳의 공격 목표지 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높은 수준의, 중요한 곳들이며 해당 목표지는 매우 신속하고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 뒤 "미국은 더 이상 위협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를 '테러리스트 지도자'라고 지칭한 뒤 "이란은 (미국이) 그를 세상에서 제거한 데 대한 복수로서 특정한 미국 자산을 공격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뻔뻔스럽게 얘기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지난 3일 솔레마이니 피살 후 긴급 성명을 내고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반발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복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AP통신은 같은날 미군 수백명이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쿠웨이트를 향해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주 초반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이 이라크의 친이란 시위대에 공격받은 데 따라 중동으로 긴급히 출발한 병력 700명과 합류할 예정이다.

미군 82공수부대의 대변인인 마이크 번스 중령은 이와 관련, "82공수부대 내 신속대응병력 3500명이 수일 내로 중동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며 미군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공습해 살해한 후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포트 브래그 기지에서 중동으로 떠나는 군인들에 대한 언론 인터뷰는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화물기에 짐을 싣던 한 항공병은 군 내부의 촬영기사에게 "새해를 맞아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병력 수송을 도우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해 병력 증파 결정이 급작스럽게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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