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에 대한 우려 불식여부가 표심에 영향 미칠 듯

2020년 대선을 불과 1주일가량 앞두고 대만군 최고위 인사들이 탄 블랙호크(UH-60M) 헬리콥터의 추락사고로 인한 여파가 차기 대선(1.11)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연합보와 SET TV 등은 이번 블랙호크 추락사고로 여당인 민진당의 대선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은 4일까지, 야당인 국민당의 대선 후보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은 3일까지 각각 선거 유세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막판 지지율에 변수로 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또한 차이 총통이 대만군 통수권자로서 이번 사태로 인한 국가안보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총통선거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 일정한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난달 말 중국 항공모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등 중국이 대만 대선을 앞두고 무력시위를 벌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점에 주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블랙호크 추락사고로 인한 군 지휘부의 공백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차이 총통이 유권자들의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이번 대선에서 승세를 굳히는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8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일어난 중국의 티베트 유혈사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쯔위(周子瑜) 사건 등을 예로 들면서 차이 총통이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지 못할 경우에는 다른 후보에게 기회를 넘겨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일 오전 선이밍(沈一鳴) 참모총장(상장) 등 대만군 최고위 인사들이 탑승한 블랙호크가 추락해 선 참모총장을 비롯한 8명이 사망했다.

대만 참모총장 헬기추락 사망, 1주일 남은 대선 변수될까
사고 헬기는 대만 동북부의 이란(宜蘭) 둥아오(東澳) 지역의 레이더관제소로 이동 중 신베이(新北) 핑린(坪林)과 이란의 경계점인 우라이(烏來)산 지역에 불시착했다.

대만 참모총장 헬기추락 사망, 1주일 남은 대선 변수될까
사고 직후 총통은 이란의 진류제(金六結) 신병훈련센터를 방문해 상황 보고를 받은 뒤 선 총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국방관련 모든 부처에 3일간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도 주문했다.

이에 따라 타이베이 지검은 전날 오후 검사 2명, 법의관 3명 및 직원 등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다.

대만 언론은 사상자 수습이 끝난 가운데 3일부터는 사고 헬기의 블랙박스 수습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한 전문가는 사고 장소에 짙은 구름과 안개 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것 같다면서 비행경로를 해상으로 변경하지 않은 점과 조종사가 사고 직전 가시거리가 4~7리(약 1.5~2.7km)라고 밝힌 점 등이 조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연합보는 이번 사고로 대만 내 블랙호크 58대가 전면 운항 정지 및 특별 안전검사에 들어갔다면서 류즈빈(劉志斌) 부참모총장(상장)이 사무총장의 직무 대리를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대만에서는 2018년 2월 초에도 같은 기종의 헬기가 환자수송을 위한 출동에서 추락해 환자 등 총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