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실무급 회의…美·佛·英 반대로 채택은 쉽지 않아
"美 안보리 단합 언론성명 초안 제출, 중러 반대로 무산"
안보리, `중러 대북제재 완화안' 실무급 비공식 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0일(현지시간) 중국, 러시아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식(informal) 회의를 연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이 미국에 사실상의 양보를 촉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엔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지난 16일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실무급 회의로 전해졌다.

회의는 이날 오후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러의 제재완화 주장에 대해 거부권을 가진 미국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 등의 거부감이 강해 제재 완화 결의안이 현실적으로 채택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 국무부는 중러의 결의안 초안 제출에 대해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엔 외교소식통은 "상황 변화가 없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결의 채택을 위해서는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veto) 행사 없이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안보리의 단합을 강조하는 언론 성명 초안을 제시했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완화 결의를 추진하며 북한과 조율했으며,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를 초안에 추가하도록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외교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통과 가능성이 없는 걸 애초에 알면서도 제재 무력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안보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지원하는 제재완화 결의안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러의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수산물과 섬유 수출 금지 및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 송환에 대한 제재 해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일부 제재 완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낸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인도적 민생 분야의 합리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일부 대북 제재를 해제하며, 정치적 대화 기제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안보리 회원국과 결의안 내용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회원국들이 적극적인 행동으로 정치적 해결을 지지하고 대화 협상을 독려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