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개정 반대 시위 몇주째 계속…타지마할 있는 州 피해 커
인도 시위에 타지마할 관광객도 '뚝'…12월 36% 감소
인도 전역에서 몇 주째 계속되는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로 인해 세계적인 유적 타지마할을 찾는 관광객 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고고학조사국(ASI)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12월 타지마할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45만명으로 지난해 12월의 70만명보다 25만명(35.7%) 줄었다고 30일 보도했다.

타지마할은 인도 북부 아그라에 자리 잡은 인도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으로 해마다 6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특히 무더위와 우기를 피한 겨울철이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 성수기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예년보다 뜸해진 것이다.

이는 이달 초부터 인도 곳곳에서 이어진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의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ASI의 고고학자 바산트 스와란카르는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전국적인 시위가 타지마할 관광객 감소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1일 토요일과 22일 일요일에는 각각 1만5천∼1만7천명이 방문했는데 주말 관광객 수로는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ASI는 인도 문화부 소속으로 고고학 연구와 문화유산 보존을 맡고 있다.

인도에서는 시민권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12일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면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개정안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와 불법 체류 중인 힌두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등 6개 종교 신자에게 시민권을 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 안에 무슬림이 배제되면서 야당, 대학생, 이슬람교도 등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타지마할이 있는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시위 피해가 극심했다.

우타르프라데시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여당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한 곳으로 인도 내에서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유혈 충돌 사태로 이곳에서만 지금까지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며 경찰초소를 비롯한 건물과 차량도 불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싱가포르, 캐나다 등은 자국민에게 시위 발생 지역 방문을 자제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영국 관광객 데이브 밀리킨은 로이터통신에 "신문 머리기사들을 보니 걱정이 된다"며 "애초 예정보다 일찍 인도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 정부가 동부 아삼, 우타르프라데시, 뉴델리 등 일부 시위 발생 지역에 도입한 모바일·인터넷망 폐쇄 조치도 현지 관광업계에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번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는 인도 정부의 강경 대응 등으로 인해 최근 며칠간 기세가 조금씩 꺾이는 양상이다.

인도 시위에 타지마할 관광객도 '뚝'…12월 36% 감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