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북한이 예고한 ‘새로운 길’과 관련한 도발이 내년 1월 8일 또는 2월 16일 무렵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1월 8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2월 16일은 사망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이다.
미국 공군이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상황을 가정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영상은 북한 평양 북쪽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미사일은 3단으로 분리되며 일본을 지나 태평양으로 비행한다. 미군은 요격 미사일로 이에 대응한다.    /가데나기지SNS  캡처
미국 공군이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상황을 가정한 홍보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영상은 북한 평양 북쪽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미사일은 3단으로 분리되며 일본을 지나 태평양으로 비행한다. 미군은 요격 미사일로 이에 대응한다. /가데나기지SNS 캡처
WSJ는 북한의 ‘행동 시점’에 대한 미 국방부의 예측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초 북한의 행동이 새해 이후 이뤄질 것으로 봤지만, 지금은 도발 시점이 좀 더 늦어질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판단에 대해 보고받은 미 당국자는 “북한은 그(내년 2월 16일) 무렵까지 미국의 협상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당국자도 북한이 그때까지는 중대 무기 시험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선 미 정부도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어떤 식으로 행동에 나설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WSJ는 미 국방 당국자들이 이달 초만 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가능성을 우려했다. 하지만 25일을 전후해 단거리 미사일과 엔진 시험, 해군 훈련, 미국 비난 연설 등 제한적인 도발 가능성을 더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북한의 ICBM 발사를 막기 위해 계속 경고를 보내고 있다. 미 공군은 북한의 ICBM 발사에 지상 요격 미사일로 맞대응하는 장면을 담은 홍보 동영상을 제작,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주일 미 공군기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홍보 영상 제작 시점은 26일이며 영상은 약 1분 분량이다.

영상은 평양 북쪽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미군은 미사일에서 탄두가 분리되자 곧바로 지상 요격 미사일로 대응한다. 탄두를 파괴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북한 미사일에 맞아 파괴된 활주로를 복구하고,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서 화염이 솟구치는 모습이 등장한다.

미 전략사령부도 22일 SNS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2’를 쏘는 장면과 스텔스 폭격기 B-2, 전략폭격기 B-52 비행 장면 등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미군의 전력을 과시하며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