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주의 위한 참여 강조…"유럽의 정체성 만들어나가야"
독일 하원의장 "동독지역 시민, 통일격변 적응에 자부심 가져야"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28일(현지시간) 옛 동독지역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2등 시민'이라는 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쇼이블레 의장은 이날 독일 진보성향의 일간 타게스차이퉁(taz) 기고문을 통해 "독일에는 옛 동독의 정체성이라는 특징이 있다"면서 "통일이 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많은 옛 동독지역 시민은 여전히 이전 영토와 그들을 동일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대부분 자신을 독일인이라고 바라보는 옛 서독지역 시민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일 후 생활 조건의 차이, (실업 등) 가족이 겪은 고통스러운 과정, 인력 유출 등에 대한 감정이 뒤섞여 옛 동독지역에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이블레 의장은 "어떤 이들은 (통일이라는) 사회적 격변기를 겪으면서 적응한 가치있는 경험에 믿음을 가지는 대신, 자신을 희생자의 위치로 남아있게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독일의 통합은 옛 동독지역이 세계화되고 디지털화되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국가 정체성은 우리가 이미 모두 같다는 것을 상정하는 게 아니다.

공통의 서사, 과제가 필요하다"라며 "특히 우리의 목적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반을 찾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그들의 정체성, 문화적 뿌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공동체에 속한다고 느낀다면 우리를 더 깊게 연결하는 공유된 경험과 신화, 위협, 도전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쇼이블레 의장은 "참여만이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민주적으로 구성된 모든 사회는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정체성을 가진 시민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자유와 법치 안에서 다수의 결정을 신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는 관용과 존중, 믿음, 공감이 결속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갈등 속에서 토론이 점점 타협할 수 없게 되고 경험과 담론이 공유된 공간이 해체되는 상황"이라며 "오직 그들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의 사람들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말하는 것만이 정당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쇼이블레 의장은 "우리는 유럽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평화와 안보, 지속가능성, 이민, 디지털화, 경제적 안정 등의 도전 과제는 유럽의 정체성을 가시화하고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