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죽이거나 죽이러 가는 길"…외신 "트럼프 철군 결정 후 몇달 안돼 이뤄진 일"

트럼프 "러·시리아·이란, 이들립서 민간인 '대학살' 중단해야"(종합)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마지막 거점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주(州)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며 시리아 내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시리아, 이란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와 시리아, 그리고 이란이 이들립 주에 있는 무고한 민간인 수천 명을 죽이고 있거나 죽이러 가는 길"이라며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대학살을 중단하기 위해 터키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정부군 지원세력인 러시아와 이들립 일대에 대한 새로운 휴전 합의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시리아 북서부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 '시리아 대응조정그룹'(SRCG)은 전날 현재까지의 피란민의 수가 21만6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하순 이래 반군의 마지막 남은 거점인 이들립 주의 남부와 동부에 대한 폭격을 이어온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주부터는 지상 공격까지 개시하며 이 일대 40곳이 넘는 마을들을 점령한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 및 이란과 동맹을 구축, 반군의 마지막 근거지를 '탈환'하기 위해 이들립 지역에 대한 폭격을 가해왔다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 발표 이후 몇 달 안돼 이뤄진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동북부 지역 철군 방침을 발표, 터키의 이 지역 군사작전을 사실상 묵인함으로써 IS(이슬람 국가) 격퇴를 도운 동맹 쿠르드족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후폭풍에 휩싸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에도 러시아·이란·시리아군에 이들립 주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윗을 통해 "러시아, 시리아와 정도는 덜하지만, 이란이 시리아의 이들립 지방에 죽도록 폭격을 쏟아붓고 있으며, 여러 무고한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세상이 이 학살극을 지켜보고 있다.

목적이 무엇이고, 뭘 얻을 건가? 멈춰라!(STOP!)"고 경고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와 시리아, 이란을 상대로 무차별적 민간인 살해를 비난하며 중단을 촉구해놓고 그로부터 몇 달 뒤 시리아 동북부 지역에서 철군을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