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중·일관계가 정상궤도에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극한 대립을 보였던 양국은 경제협력 강화 등을 매개로 ‘중·일 신(新)밀월시대’를 열기로 다짐했다.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정상회담 및 만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내년 봄 시진핑 주석의 일본 방문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양국 관계를 만드는 자리가 되도록 최대한 협력해 나가겠다”며 “동북아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중·일 양국이 책임을 다해나갈 결의를 내외에 과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에 하이레벨(고위급)왕래가 착실히 진행되는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지금 중·일 양국 관계는 중요한 발전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새 시대에 양국이 밀접한 의사소통을 유지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향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함께 노력한 지난 1년 간 적잖은 관계발전이 이뤄졌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양국 간 관계가 대립에서 정상화로 진전이 이뤄졌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회담에서 중·일 정상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각종 도발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스파이 혐의 등으로 중국에 구속된 일본인의 조기 귀국 문제와 일본산 식품의 수입규제 완화 여부도 회담 의제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해관총서는 2001년 일본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뒤 일본산 소고기에 대해 적용해왔던 수입제한령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양국 관계의 뇌관인 센카쿠 열도 주변해역에서의 해양안전보장 문제도 거론됐다.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도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도쿄=김동욱/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