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우주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 우주인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실어나르는 '유인캡슐 프로젝트'에 참여한 보잉의 시험비행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보잉은 이날 새벽 6시36분께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유인캡슐 'CST-100 스타라이너'를 실은 '아틀라스 V' 로켓을 발사했다. 이날은 첫 궤도 시험비행으로 우주인이 탑승하지 않았다.

첫 시험비행은 실패로 돌아갔다. 로켓은 성공적으로 발사됐지만, 15분 뒤 로켓에서 분리된 스타라이너는 ISS로 가는 데 필요한 궤도에 정확하게 진입하지 못했다. 보잉은 "캡슐이 궤도 진입의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패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예상보다 많은 연료를 연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고, 로이터통신은 타이머 결함 때문이라고 전했다. 스타라이너는 오는 22일 오전 뉴멕시코 사막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NASA는 러시아에 비용을 지불하고 비행사들을 우주정거장으로 수송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 우주인을 미국기업이 만든 우주선에 태워 ISS에 실어나르는 '유인캡슐 발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민간우주 업체 스페이스X와 보잉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 3월 무인 크루 드래건을 발사해 ISS에 도킹했다가 지구로 귀환하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지상에서 비상 탈출 시스템 시험 도중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유인 시험비행 일정이 연기됐다.

반면 보잉은 ISS 도킹에 실패하며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 현지에서는 보잉이 346명의 생명을 앗아간 두 건의 대형 참사로 베스트셀러 737 맥스의 운항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 우주 프로젝트까지 실패로 돌아가면서 치명타를 맞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