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영국 하원에서 하원의원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행법안인 WAB를 두고 투표하고 있다.
20일 영국 하원에서 하원의원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행법안인 WAB를 두고 투표하고 있다.
무조건 내년 1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실행한다는 EU탈퇴협정법안(WAB)이 영국 하원에서 가결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은 WAB을 찬성 358표 대 반대 248표로 가결했다.

WAB는 영국이 EU와 지난 10월 합의한 브렉시트안을 이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필요한 7개 법안을 담았다. 2020년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한 뒤 과도기 격인 '전환 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게 골자다. 브렉시트 완료 시점을 법적으로 못박아 내년 말엔 반드시 EU를 떠나겠다는 의미다.

이번 WAB는 지난 10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놓은 브렉시트 이행법안보다 훨씬 더 강경노선을 탔다는게 주요 외신들의 평가다. 존슨 총리는 지난 10월 브렉시트 이행법안을 하원 투표에 부쳤으나 수차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당시 정치 지형상 이행법안이 하원을 통과할 리 없다고 판단해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지난 12일 조기총선에서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승을 거두자 내년 초 브렉시트에 쐐기를 박도록 이행법안을 새로 마련했다.

WAB에 따르면 2016년 창설된 브렉시트 담당 정부 부처 '브렉시트부'는 내년 1월31일부로 해체된다. 기존엔 정부가 EU와 무역협정을 비롯한 각종 협상에서 관련 내용을 의회에 꾸준히 보고하고, 협상 목표는 항상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으나 이번에 빠졌다. 지난 10월 존슨 총리가 노동당을 달래기 위해 추가했던 노동권 보호 조항은 약화됐다.

일각에선 이번 WAB가 정식입법 될 경우 브렉시트 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한 내 관세와 무역 쿼터, 통관 규정 등에 대해 EU와 최종합의에 이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게 중론이라서다.

WAB는 총 세 차례 독회(讀會)를 거쳐야 정식 법률이 된다. WAB는 이날 제1·2회 독회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WAB는 내년 초 제3독회를 끝내고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원 표결 후 여왕의 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