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만명 시위 참여…철도·대중교통 파업으로 13일째 교통·물류난 계속
여론의 지지율은 반등…여론조사서 62%가 총파업 지지
필리프 총리, "정부·여당의 연금개혁 의지 확고"…노동계와 '평행선'
프랑스 전국서 연금개편 반대 3차대회…총파업·교통난 계속(종합)
프랑스에서 17일(현지시간) 정부의 퇴직연금체제 개편에 반대하는 제3차 총파업 대회가 전국에서 진행됐다.

지난 5일 시작된 프랑스 국철과 파리대중교통공사의 파업으로 13일째 교통·물류난이 이어진 가운데, 연금개편 방향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대립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파업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파리, 마르세유, 리옹, 낭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프랑스 전역 수십 곳에서는 정부의 연금개편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수도 파리에서는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인 시위대가 나시옹 광장으로 행진했고, 오후에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다.

13일째로 접어든 프랑스 국철(SNCF) 노조의 파업으로 이날 전국의 철도 운행률은 고속철(TGV) 노선은 25% 내외에 그쳤고, 파리 지하철도 16개 노선 중 8개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고 나머지 노선의 운행 빈도도 크게 줄었다.

이날 SNCF 기관사의 75.8%가, 철도관제사의 34%가 파업에 동참했다.

항공관제사들도 파업에 합류해 여객기 운항 횟수도 줄었고, 리옹과 보르도에서는 송전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수만 가구가 단전됐다.

각급 학교 교사들도 3차 총파업 대회인 이날 파업에 합류해 상당수 학교가 휴교했다.

프랑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초등교사의 25%가, 중등교사의 24%가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그동안 총파업과 장외집회를 주도해온 노동총동맹(CGT)과 노동자의 힘(FO) 등과 더불어 프랑스 제1의 노동단체인 민주노동연맹(CFDT)도 처음으로 가세했다.

CFDT는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편안 가운데 42개의 퇴직연금 체제를 1개로 단일화하는 방안의 큰 줄기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정부가 은퇴 연령을 현 62세에서 64세 이후로 늦추기로 한 것에 반발해 3차 결의 대회에 합류했다.

온건 성향으로 평가되는 CFDT는 그러나 총파업 동참은 아직 선언하지 않으며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3차 결의대회에서는 전국에서 20만명가량이 모였다고 AFP통신이 집계했다.

지난 5일 1차 대회 때는 전국에서 80만명(이하 경찰 추산)이 거리로 나왔고, 10일 2차 대회 때는 33만9천명이 모인 바 있다.

프랑스 전국서 연금개편 반대 3차대회…총파업·교통난 계속(종합)
이날 전국 집회는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편안의 세부계획을 발표한 지난 12일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직종·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포인트제를 기반으로 한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동에 적합하게 연금제도를 다시 설계하고, 단일연금 체제 도입을 통해 노동 유연성을 높이면서 국가재정의 부담을 줄인다는 목표지만, 노동계는 "더 오래 일하게 하고 연금은 덜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동계는 개편안 중에서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연금을 수령하려면 현 법정 은퇴연령인 62세를 넘겨 최소 64세까지 일해야 한다는 방안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은퇴연령이 늦어지는 문제 정도는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노동계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은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이날 여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와 여당, 그리고 나의 연금개혁에 대한 결의는 확고하다"면서 "단일 연금체제 출범과 공평한 시스템 도입 필요성은 절대적"이라고 말했다고 르 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이 전했다.

주요 노조들은 정부가 개편안을 폐기하기 전에는 파업을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프랑스에서 25년만에 가장 강력한 파업으로 평가되는 이번 총파업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철도와 대중교통 파업에 따른 교통·물류난은 성탄절 이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국철 SNCF는 크리스마스까지 운행 서비스를 정상화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밝혔다.

성수기인 성탄절 시즌 파리의 호텔과 음식점들도 매출이 60% 가까이 줄면서 관광경기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여론은 총파업을 지지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

리서치기업 해리스인터랙티브가 이날 발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2%가 이번 총파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해리스인터랙티브 조사에서 파업 지지율은 지난 5일 68%에서 지난 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의 연금개편 구체안 발표 직후 59%로 낮아졌다가 이번에 62%로 다시 올랐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9%는 성탄절 휴전을 원한다고 답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파업이 해제돼 여행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프랑스 전국서 연금개편 반대 3차대회…총파업·교통난 계속(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