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에 '우크라이나 스캔들'·'의회 방해 혐의' 담겨
美하원, 탄핵소추안 23대 17로 통과됐지만
상원은 공화당 의원 다수…탄핵 가능성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해 다음주 하원 본회의 표결을 앞두게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상원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될 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하원 법사위는 10분만에 토론을 끝내고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포함된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가 담긴 2개 안건에 대해 찬성 23 대 반대 17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 모두 찬성표를 던지고 공화당은 모두 반대 의사를 나타났다.

탄핵 소추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4억 달러 상당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빌미로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조사를 압박, 권력을 남용했다고 적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의 탄핵 조사 착수 이후 백악관과 행정부 인사들에게 조사 비협조를 지시하며 의회의 합법적인 활동을 방해한 혐의 등도 포함돼있다.

하원 본회의로 넘겨진 탄핵 소추안이 이 자리에서도 통과되면 미국 상원에서 탄핵 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석이라 부결 전망이 우세하다. 상원의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상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서다.
12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제리 내들러(가운데)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마라톤 토론 끝에 휴회를 선포하고 있다. 이날 하원 법사위는 탄핵안 표결을 전격 연기하고 13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제리 내들러(가운데)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마라톤 토론 끝에 휴회를 선포하고 있다. 이날 하원 법사위는 탄핵안 표결을 전격 연기하고 13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탄핵 소추안이 법사위을 통과한 것을 두고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1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된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탄핵이라는 힘을 이런 말도 안되는 일에 쓰는 건 미국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탄핵은 거짓말, 엉터리, 하찮은 짓이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서 보면 매우 슬픈 일이지만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에서 보면 매우 좋은 일 같다"며 탄핵 이후 자신의 지지율이 오히려 올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떳떳하다"며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사기꾼'인 내부고발자를 보고 싶기 때문에 심사가 길어지더라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의회의 탄핵 표결에 직면한 네 번째 대통령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상원에서 부결돼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원이 표결하기도 전에 사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