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인하 행진 '끝'…내년 금리, 위원 17명 중 13명이 동결 전망성명에서 "불확실성 남아" 문구 삭제…내년 美대선 전 '깜짝인하' 전망도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일(현지시간) 현행 1.50~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지난 7월말 이후 세 차례 연속 이뤄진 금리 인하 행진을 멈추고 동결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내년에도 동결 전망이 훨씬 우세해 당분간 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다만 내년 대선 전 '깜짝 인하'를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1.50~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있지만 미국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과 노동시장 여건,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조정할 유인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연준은 성명에서 "현 상태의 통화정책은 경제 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2% 목표 근방의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전망에 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AP통신은 연준이 미중 무역전쟁이나 해외 상황의 충격에 대해 덜 우려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그러면서 연준은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면서 글로벌 전개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포함해 경제전망에 관해 입수되는 정보의 시사점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앞서 연준은 지난 10월 금리 인하 당시 성명에서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해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실제로 블룸버그가 주요 투자은행(IB)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IB가 전체 89곳 중 100%에 달했을 정도다.이를 반영하듯 최근 세 차례 금리 인하 결정 때는 만장일치가 깨졌지만, 이번 금리 동결은 10명의 위원 모두 찬성표를 던져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만장일치 의견을 모은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특히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내년에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훨씬 우세하다.투표권이 없는 위원들을 포함해 총 17명의 위원 중에 13명이 내년 동결을 전망했고,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추가로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는 "금리를 높이기 위해 나는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을 보기를 원한다"며 "현재로서는 전망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연준의 기준금리는 적절하며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반면 일부에서는 연준이 내년 한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연준이 그동안 낮은 실업률로 인한 소득 증대가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될 것을 우려했지만 실제로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파월 의장도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낮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에 대한 금리 인상 압력을 감소시킨다"고 평가했다.AP는 많은 분석가는 내년 경제가 무역 갈등, 글로벌 경기침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직면할 수 있다며 연준이 최소 한 번은 금리를 인하하도록 강요받을지 모른다고 말한다고 전했다.내년 미국 대선이 변수라는 관측도 있다.로이터통신은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선거운동에서 중심 이슈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준이 이자율을 더 빨리, 더 많이 인하하지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했다"고 말했다.워싱턴포스트는 "월가 투자자와 대부분 경제학자는 연준이 다가올 몇 달 간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은 대선 전인 6월이나 9월 한 번 더 금리를 인하하는 쪽에 표시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올해와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2.2%, 2.0%로 지난 9월 전망치와 변함이 없었다.올해와 내년 실업률은 각각 3.6%, 3.5%로 지난 9월 전망보다 0.1%포인트,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했다가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하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에 영향을 받아 지난 7월말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렸고, 9월과 10월에도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연합뉴스
“미국 경제의 침체 위험은 크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도 정점을 찍었다. 경제·금융시장 관점에선 새로운 관세가 더 이상 없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일 수 있다.”골드만삭스의 스펜서 힐 미국 선임 이코노미스트(사진)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 포트리에서 열린 미 한국상공회의소(KOCHAM) 주최 강연에서 “미국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연 2%대에서 안정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은 더 빡빡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실업률이 3.2%(현재 3.6%)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힐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계속 증가해온 관세는 이제 정점에 왔다”며 “오는 12월 15일 발효 예정된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세는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에 큰 폭의 추가 관세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내년 대선 전까지 포괄적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도 예측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의 작은 합의는 가능하겠지만, 갈등 자체는 오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오는 13일로 시한이 다가온 수입자동차 관세(25%)도 다시 연기될 것으로 봤다.골드만삭스는 침체 위험이 낮아짐에 따라 중앙은행(Fed)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Fed는 내년 대선 때까지 금리를 동결하다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2021년 1분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자본유출 우려 소폭 완화…통화정책에 큰 영향 미친다고 보기 어려워"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3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대체로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윤 부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연준의 결정과 관련한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처럼 말했다.윤 부총재는 금융시장의 평가임을 전제하고서 "의결문에는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될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간담회 내용 중 일부는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동안 의결문에 있었던 '(경기) 확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한다'는 내용이 '정책금리 스탠스가 적절한지 여부를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바뀐 부분은 매파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에 시장 반응이 대체로 주가 상승, 금리 하락으로 적용된다고 한다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일정 부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한은의 통화정책 영향에 대해서는 "자본 유출 등의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연준의 정책금리 방향이 유일한 고려 사안은 아니고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큰 폭의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연준은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연 1.75∼2.00%에서 연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에 대해 들어오는 정보가 대체로 우리의 전망과 일관되게 유지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금리인하 행보를 당분간 중단하고 향후 경기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