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소비자물가 4.5%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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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디플레이션이란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에선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이 이어진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이션은 산업생산 감소와 실업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1.4% 하락했다고 10일 발표했습니다. 시장이 예상한 하락 폭(-1.5%)과 10월 수치(-1.6%)보다는 소폭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7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인데요. PPI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통상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합니다. PPI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물건 값을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반면 이날 함께 발표된 11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상승했습니다. 시장 예상치(4.3%)와 10월 상승률(3.8%)을 모두 웃돈 것입니다. 2012년 1월 4.5%를 기록한 이후 약 8년 만에 최대 상승 폭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식료품 물가가 19.1% 급등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지난달 돼지고기 값은 작년 같은 달보다 110.2%나 뛰었습니다. 국가통계국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만으로도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64% 오르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돼지고기 값을 제외하면 나머지 물가는 2%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중국 정부는 물가 관리에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입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CPI는 작년 동기보다 2.8%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과 물가 관리라는 상충된 정책 목표를 놓고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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