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高인플레 해결…'美장기호황 토대' 평가
2008년 금융위기때 '오바마 자문역' 재등판…은행규제안 제정 기여
'인플레 파이터' 볼커 前 美연준의장 별세…'볼커룰'도 제안(종합)

1970~80년대 미국 경제계의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큰 족적을 남겼던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2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고위험 투자를 차단하는 '볼커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고인의 딸을 통해 별세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전했다.

전립선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27년 독일계 이민자 후손에서 태어난 볼커 전 의장은 프린스턴대학을 나와 하버드대 대학원, 런던정경대학(LSE) 등에서 수학하고 체이스맨해튼은행, 재무부, 뉴욕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쳤다.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1979년 뉴욕연은 총재로 재직하다 지미 카터 행정부에 의해 연준 의장에 지명됐고,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재지명됐다.

1970년대말 미국 경제는 오일쇼크 충격으로 고물가와 저성장이 병존하는 스태크플레이션 상태였다.

경기 회복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가지 상충된 목표 속에서 볼커 전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최고 연 20%대까지 끌어올렸다.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 대통령 측과 충돌하기도 했지만, 볼커 전 의장의 강력한 물가안정책 덕분에 미국 경제는 안정 궤도에 올라섰고, 장기 호황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인 헨리 카우프먼은 "20세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장"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에게 연준 지휘봉을 넘겨주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CNBC 방송은 "인플레이션을 이긴 연준 의장"이라고 평가했다.

'인플레 파이터' 볼커 前 美연준의장 별세…'볼커룰'도 제안(종합)

볼커 전 의장이 미국 경제의 전면에 재등판한 것은 30여년 이후인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인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으로 볼커 전 의장을 발탁했다.

당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에 가려 상대적으로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볼커 전 의장의 제안이 대폭 반영된 은행규제안, 이른바 '볼커룰'이 제정되면서 금융규제에 한 획을 그었다.

볼커룰은 은행들의 고위험 투자를 막아 그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2010년 발효된 금융개혁법 '도드-프랭프법'의 부속 조항이다.

이로써 은행들이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프롭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 금지됐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은행 규제를 완화하는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한 상태다.

NYT는 "볼커 전 의장은 지난 60여년간 미국 경제를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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