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반드시 내 손으로 헌법개정을 이루겠다”고 9일 말했다. “국민의 믿음을 물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 주저없이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총선거를 단행하겠다”고도 했다. 매년 봄 주최하는 ‘벚꽃을 보는 모임’을 위해 정부 예산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으로 정치적 곤경에 처한 아베 총리가 난관 탈출을 위해 강경책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 임시의회 폐회를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 “반드시 내 손으로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정기의회에서 여야의 틀을 넘어 활발하게 개헌논의를 진행해 새 시대에 맞는 개헌안 마련을 가속화하겠다”며 “집권 자민당이 앞장서서 헌법 개정을 향한 발걸음을 한발씩 착실하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목표로 내세웠던 ‘2020년 개정 헌법 시행’을 단념했을 것이란 일각의 추측을 강하게 부정한 것이다. 앞서 이날 폐회한 임시의회에선 개헌 절차를 정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야당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거 실시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믿음을 물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 주저없이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거를 단행하겠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벚꽃을 보는 모임’스캔들로 정치적으로 곤란한 처지인 아베 총리가 ‘강공책’으로 수세국면에서 탈출을 모색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