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레, 14일 로마 '정어리집회' 참여 가능성 시사…주최측 반색

여친의 배신?…伊베를루스코니 연인 "反극우 운동 동참할수도"

이탈리아 전국을 휩쓸고 있는 반극우주의 시민운동, 이른바 '정어리 운동'이 뜻밖의 우군을 확보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에 따르면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이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3) 전 이탈리아 총리의 여자친구인 프란체스카 파스칼레(34)는 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어리 운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파스칼레는 이를 자유의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자발적으로 이끄는 정치 운동이라고 규정하고 좌파 진영이 배후 조종하는 것으로 평가절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오는 14일 수도 로마에서 처음 열리는 관련 집회에 동참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어리 운동은 지난달 중부 에밀리아로마냐주(州) 볼로냐 출신 30대 4명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발적 풀뿌리 집회를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오랜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과 이주·이민자들에 대한 증오 심리를 활용해 대중 속으로 깊이 파고든 극우주의, 특히 극우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에 조직적으로 저항하자는 취지다.

이 시민운동은 지난달 14일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한 볼로냐 집회를 출발점으로 시칠리아, 밀라노 등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어리 운동 참가자들은 자신을 정어리라고 칭한다.

작고 미약한 시민들이 하나로 뭉쳐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어리는 수백만마리가 떼리 지어 이동하며 자신보다 몸집이 큰 어류 속에서 생존하는 특성을 지닌다.

파스칼레의 발언이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특별한 위치 때문이다.

파스칼레는 동맹, 이탈리아형제들(FdI) 등 극우 정당들과 이른바 '우파 동맹'을 맺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연인 관계다.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들어 종종 살비니의 정치 유세에 나타나 지지 발언을 해왔다.

지난 10월 움브리아주 지방선거에 이어 내년 1월 에밀리아로마냐주 지방선거에서도 동맹 후보로 '우파 단일화'를 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인의 정치적 동지를 비토하는 시민운동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동참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파스칼레가 로마 집회에 실제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지만, 현지에선 그의 발언 자체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정치적 입장·이념을 거스른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으며 그 배경을 주목했다.

정어리 시민들은 파스칼레의 발언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정어리 운동을 창시한 4인 가운데 하나인 마티아 산토리는 "우리는 극우 이념에 저항하길 원하는 누구라도 받아들인다"며 환영했다.

그는 "FI가 우리가 반대하는 동맹과 이념을 같이하긴 하지만 (파스칼레의 참여는) 정어리 운동이 더 다양한 색깔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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