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가 경찰 최루탄의 유독성을 주장하며 성분 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7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전날 밤 홍콩 도심 센트럴 지역에서 모여 경찰의 최루탄 사용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사용 중단을 촉구했다.

시위대 측은 최루 가스에 노출된 1만 7000명 가운데 23%가 장기간에 걸쳐 눈물·피부 자극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16%는 비정상적인 설사를 경험했으며 5.5%는 각혈을 하거나 소변 색이 변했다고 답했다.

시위대가 상영한 영상에서는 한 여성은 "최루가스에 노출될 때마다 3~4일씩 설사를 했고, 생리불순도 겪었다"며 "경찰이 중국산 최루탄을 쓰기 시작한 뒤 각혈도 겪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은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면 인근에 사는 주민들도 피해를 입는다. 경찰들도 해로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리시나 마 홍콩 공공의사협회장은 "최루탄에 유독물질인 시안화물·다이옥신 성분이 포함됐을 수 있다. 정부가 성분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1만2000발 넘는 최루탄을 사용했고 지난달 시위대가 점거한 홍콩 중문대에서만 2300발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와 경찰은 최루탄의 유독성을 부인하면서도 보안을 이유로 최루탄 성분 공개는 거부했다. 홍콩 경찰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이 최근에는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경찰도 최루탄을 발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