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기업 대출 늘리고
화석연료사업 투자는 제한
EU '녹색금융 상품' 분류 착수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분야 기업엔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고, 화석연료 사업 투자는 줄이는 ‘녹색금융’ 정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이른바 ‘녹색 금융상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EU가 녹색투자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상품이 녹색 금융상품에 속할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EU가 녹색 금융상품 기준 마련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재생에너지 분야 기업 채권을 대거 매입하는 ‘녹색 양적완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분야 기업에는 각종 대출 규제를 완화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대출 및 투자는 줄이기로 했다.

ECB는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녹색 혹은 지속가능한 상품이라고 불리는 모든 금융상품은 해당 투자에서 환경친화적인 비중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도록 했다. 로이터통신은 “EU의 이번 분류작업에 따라 2000억달러에 달하는 그린본드(녹색채권) 시장 규모가 대폭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 기업들의 EU 권역 내 녹색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EU는 분류작업을 내년 초까지 마무리한 뒤 2021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FT는 이번 작업의 핵심 관건은 원전 투자를 녹색 금융상품에 포함할지 여부라고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일부 유럽 국가는 저탄소 분야에 대한 투자도 녹색 금융상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을 녹색 금융상품에 포함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럽 언론들은 유럽의회가 최근 기후변화 대응 결의안에 ‘원전이 기후변화 목표 달성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에 원전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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