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4~5일(현지시간) 브라질 남부 벤투곤사우비스시에서 제55차 정상회의를 열고 시장 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다시 매기겠다고 나서면서 남미 국가 간 협력 강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메르코수르 의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수입 제품에 대한 지나친 관세 부과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며 메르코수르 차원에서 수입 관세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코수르는 역외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외공동관세(TEC)를 부과하고 있다.

좌파 성향의 아르헨티나 정부는 TEC 인하와 시장 개방 등에 부정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다만 오는 10일 임기를 시작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는 진보 정당 소속임에도 “브라질 대통령이 실용적 관계를 강조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또 메르코수르가 유럽연합(EU)·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과 합의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말 EU, 8월 말 EFTA와 FTA 체결에 각각 합의했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사태로 유럽 국가들이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FTA 체결이 불투명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6개월 순번제인 의장을 맡고 있다. 다음 의장국인 파라과이의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은 “의장을 맡는 동안 EU·EFTA와 FTA 체결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는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남미지역 모든 국가가 초청됐다. 메르코수르의 정식 회원국은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베네수엘라 등 다섯 곳이며, 이 중 베네수엘라는 민주주의 훼손으로 2017년부터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