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투표마다 '망신살'…기술정비 거듭해 새 도전장

오는 12일 열리는 영국 총선이 그동안 실제 선거 결과와는 다른 예측으로 비판받아온 여론조사기관에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WSJ은 유권자들의 정치적 충성도가 점점 더 변덕스러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영국총선은 예측 빗나간 여론조사기관에 명예회복 시험대
영국의 선거 여론조사 신뢰성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2015년 5월 총선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영국 여론조사기관의 지지도 조사에선 보수당과 노동당이 초박빙을 기록할 것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보수당이 큰 격차로 완승을 하면서 여론조사기관들은 뭇매를 맞았다.

다음해 전문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여론조사기관이 선정한 표본이 대표성을 띠지 못할 만큼 한쪽으로 치우쳤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6년 6월에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열렸다.

투표 시행 전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선 EU 잔류가 우세했지만, 실제 결과는 그 반대였다.

이 같은 실수가 이어지자 여론조사기관들은 자체 기술을 정비해 왔다.

일부는 조사 대상이 되는 유권자 수를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몇몇 여론조사기관은 복잡한 통계 모델을 활용하기 위해 재정과 지적 능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영국 런던대 로열할로웨이의 정치학 교수인 크리스 핸리티는 "더 많은 선거가 열리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러면 (결과를) 맞출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가질 텐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도 여론조사기관들은 주의를 촉구한다.

영국은 소선거구제를 취하는데, 2017년 조기 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제1당을 유지했지만, 과반의석은 상실했다.

특히 이번 총선은 브렉시트와 관련한 영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이 지난 3년간 영국의 발전을 방해했던 '브렉시트 마비'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EU 탈퇴 협정 법안을 다시 의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WSJ은 유권자들이 이전보다 더 지지 정당을 바꾸려 한다고도 설명했다.

영국 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학술 프로젝트인 '영국선거연구'에 따르면 1966년에는 유권자 13%가 이전 선거에서 투표했던 정당과는 다른 곳을 선택했지만 2015년에는 이러한 수치가 43%로 늘었다.

옥스퍼드대 정치학 교수인 제인 그린은 "우리는 이전에는 그들이 유권자의 극히 적은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부동층이 유권자의 대략 절반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