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기자, 폭탄 테러로 피살
몰타 총리, 배후로 지목
피살사건 주도 인물, 재판에 넘겨져…"압박" 해석도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가 사임을 결심했다고 밝혀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AFP통신은 30일(현지시간) 현지 정치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가 내년 1월 18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무스카트 총리는 이미 지인들에게 "물러날 때"라는 의견을 전달했고, 조만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무스카트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 배경에는 탐사보도 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라치아 기자 피살 사건과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다. 특히 최근에 갈라치아 기자 피살 사건을 사주한 배후 인물이 기소돼 정치적인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

갈리치아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치권이 연루된 각종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 왔다. 하지만 2017년 10월 자택 인근에서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

갈리치아 기자는 사망하기 8개월 전부터 몰타 최대 재력가인 요르겐 페네치가 두바이에 '17블랙'이라는 정체불명 회사를 설립하고 정계 고위 인사들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페네치는 몰타 최고의 호텔왕이자 몰타전력의 이사다. 갈리치아 기자의 폭로는 몰타를 뒤흔들었고, 갈리치아 기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사고가 아닌 '피살'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2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사건은 최근 페네치가 긴급체포되고, 지난 30일엔 기소까지 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기에 갈리치아 기자 유족들이 "페네치가 모스카트 총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몰타 정계까지 스캔들이 번졌다. 국민들은 총리의 사임과 사건 전말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무스카트 총리의 측근들도 조사를 받고 있다. 크리스티안 카르도나 경제부 장관이 23일 경찰 조사를 받았고, 무스카트 총리의 최측근이자 절친인 케이스 스켐브리 총리 비서실장도 26일 체포됐다. 콘라드 미치 관광부 장관 역시 경찰 조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카트 총리가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임'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몰타 현지 언론인 타임스 오브 몰타는 무스카트 총리가 소속된 노동당 한 관계자가 "재임 기간 내에 해당 사건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무스카트 총리가 물러나면 집권당인 노동당 당수 선출 절차를 거쳐 내년 1월께 새 총리를 뽑는 총선이 치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스카트 총리는 노동당 새 대표가 선출되는 당일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폭파사건 중개자 중 한 명은 검찰에 페네치의 가담 사실을 제보해 면죄됐고, 폭탄 투척 혐의로 체포된 3명의 남자에 대한 재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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