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시 치안판사, 유죄 인정…쿵린린에 '12개월 조건부 방면' 판결
작년 9월 보수당 토론회서 홍콩 문제로 마찰 빚다 진행요원 따귀

영국에서 열린 집권 보수당 주최 홍콩 관련 토론회에서 패널과 마찰을 빚다 행사 관계자의 뺨을 때린 혐의로 기소된 중국중앙(CC)TV 특파원에게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영국 버밍엄시 치안 판사는 29일(현지시간) CCTV 영국 특파원인 쿵린린(孔琳琳·49)의 폭행 혐의의 유죄를 인정하고 집행유예인 12개월 조건부 방면 판결을 내렸다고 프랑스의 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보수당 '홍콩 토론회'서 뺨 때린 CCTV 특파원에 집행유예
12개월 조건부 방면 판결은 12개월 동안 추가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경우 수감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치안판사는 또한 쿵린린에게 폭행 피해자에 대한 보상 등을 위해 2천115파운드의 벌금을 내도록 판결했다.

쿵린린은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쿵린린은 지난해 9월 영국 중부 버밍엄 시에서 보수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열린 '홍콩 독립' 관련 토론회에서 진행요원인 에녹 리우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토론회 취재를 온 쿵린린은 당시 패널로 참석한 영국의 인권활동가들에게 "당신들은 중국을 분리하려 하고 있다"고 소리를 질렀으며, 이에 리우가 행사장을 떠나라고 요구하자 따귀를 갈긴 혐의다.

판사는 쿵린린에 대해 "피고인은 언론인으로서의 냉철한 직업정신을 망각하고 흥분한 방해자가 되었다"고 유죄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사건 직후 CCTV는 "영국에서 중국 언론인이 언론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침해받았다"면서 행사 책임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주영국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주영국 중국대사관의 엄중한 교섭과 여론의 압박으로 영국 경찰이 쿵린린을 곧바로 석방했다"면서 "변호사에 따르면 쿵린린은 '혐의없음'으로 풀려났고 그의 행위는 정당했으며 주최 측이 명백히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와 홍콩의 비정부기구(NGO)인 '홍콩워치'가 공개한 영상은 쿵린린이 행사 관계자와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을 제지하는 행사 관계자에게 손을 휘두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행사장에서 '홍콩워치'의 창립자인 베네딕트 로저스가 발언하는 도중 쿵린린이 '홍콩을 중국에서 떼어놓으려 한다'고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일으키자 행사를 주재하던 피오나 브루스 보수당 상원의원이 쿵린린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물리적 충돌 당사자인 에녹 리우는 트위터에 "그에게 다가가 이미 의견도 개진했고 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하려 했다"며 "그를 데리고 나가려 했더니 자신을 침묵시키려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요.

당신은 나가야만 한다'고 말하자 갑자기 내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