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일자리·탄탄한 성장세
주머니 두둑해진 美 소비자들
연말 지출 4% 안팎 증가 전망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 소비의 4분의 1 가까이가 집중되는 연말 쇼핑시즌이 개막됐다. 실업률이 50년래 최저로 떨어질 정도로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소비자들은 올 연말 사상 최대인 7300억달러(약 862조570억원)가량을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말보다 4% 정도 늘어난 수치다. 이런 소비 호조는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예상보다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시즌 돌입…美, 연말 862조원 지갑 열린다

아마존과 월마트, 타깃 등 미 유통업체들은 추수감사절인 28일부터 일찌감치 연말 세일에 들어갔다. 연말 쇼핑 시즌은 이날부터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29일), 사이버먼데이(12월 2일)를 거쳐 12월 말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가량 이어진다.

미국소매협회(NRF)는 올 연말 소비가 작년보다 3.8~4.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7년(5.2% 증가)을 제외하면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액수로는 약 7279억~7307억달러가 쓰일 것으로 봤다. 미국 성인 1인당 1047.83달러를 소비하는 것이다.

공격적인 소비는 지난 3분기 GDP가 2.1% 증가하고, 실업률이 50년래 최저인 3.6%에 그치는 등 미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다. 월마트는 이달 초 3분기 실적 발표 때 21분기 연속 매출 증가라고 밝혔다. 또 10월 미국의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3% 늘어났고, 미시간대의 11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96.8로, 전월 확정치인 95.5보다 높아졌다.

아마존, 월마트 등이 ‘하루 배송’에 나서면서 온라인 쇼핑은 전체 소비의 20%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연말 온라인 소비는 1437억달러에 달해 작년보다 14.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판매액이 42억달러에 달했으며 블랙프라이데이 때 75억달러, 사이버먼데이에는 94억달러가 소비될 것으로 예상됐다. 크리스 럽스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여전히 미국 경기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GDP는 약 70%가 소비에 의존한다. 소비가 지금처럼 늘면 4분기 GDP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난 27일 발표된 3분기 GDP 증가율 잠정치가 애초 발표됐던 속보치(1.9%)보다 높아진 연율 2.1%를 기록하면서 이 같은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기업투자가 속보치보다 개선됐고, 재고가 늘어난 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너럴모터스(GM) 노동자 5만 명이 40일간 파업을 벌이고, 보잉이 737맥스 사고 사태를 겪고 있지만 미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미 중앙은행(Fed)은 이날 발표한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10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미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전달 ‘다소 미약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했던 것보다 나아진 표현이다.

마이클 펠로리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이날 4분기 미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25%에서 2.10%로 크게 높였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성장률 예측 모델인 ‘GDP나우’도 4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전주 0.4%에서 1.7%로 상향 조정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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