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중단 신호는 거의 없어
USTR, 중국산 32개 품목
25% 관세 내년 8월까지 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에 서명해 중국 정부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협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미국과 중국의 예비 무역협상은 타결까지 불과 수㎜ 남아 있다”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중국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서명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보복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무역협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신호는 매우 작다고 보도했다.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행보에 지나친 반응을 해서는 안 되지만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지속된다면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관계는 화합물과 같이 매우 복잡한 관계”라며 “중국은 미국과 협력하기를 원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를 끊을 준비도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홍콩 문제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의 중국 정부 관계자도 “미국의 조치는 홍콩 사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서명이 미·중 무역협상 중단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것을 불평하고 있으면서도 무역협상의 문은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중국 지도부는 자국 경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원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재선에 도움이 되는 협상을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중국이 미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그것이 무역협상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NYT는 “(중국의 미국에 대한) 위협이 맹렬하게 들리지만 어찌 보면 공허하다”며 “중국은 의미 있는 방식으로 미국에 보복할 옵션이 거의 없다”고 했다. 미·중 무역협상 주무 부처인 중국 상무부가 미국에 대한 비난을 피한 것도 “중국이 무역협상에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진공청소기와 자전거, 시동모터 등 중국산 32개 품목에 부과한 관세 25%를 내년 8월 7일까지 면제한다고 28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밝혔다. 이들 품목은 지난해 9월 미국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포함된 것이다. 이후 미국은 지난 5월 해당 관세를 25%로 올렸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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