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골드 랠리' 전망 내놓던 시장 조사기관들
최근 들어선 "내후년까지 금값 1500달러선 유지"
일각에선 아직 더 오를 것이라는 '베팅' 움직임도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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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제 금값의 향방에 대해 여러 가지 이견이 나오고 있다. 랠리를 계속 이어갈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들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 3개월 새 6% 넘게 빠졌다. 올여름까지만 하더라도 앞다퉈 ‘골드 랠리’를 예측했던 시장 조사기관들은 이젠 국제 금값이 한동안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내년 2월물 금 가격은 28일(현지시간) 온스당 1462.8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 9월 초에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걷고 있다. 9월 4일에 온스당 1560.40달러를 찍었던 국제 금값(2월물 기준)은 3개월여 만에 6.25%가량 하락했다.

미국 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금값의 하락세를 불러오고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 가격은 보통 하락하게 된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 나스닥, S&P500 지수는 이번 달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조만간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초에 정점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국제 금값 (자료: COMEX, 기준: 금 선물 2월물, 단위: 온스당 달러)

9월 초에 정점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국제 금값 (자료: COMEX, 기준: 금 선물 2월물, 단위: 온스당 달러)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금값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지난 8월 보고서를 내고 금 선물이 올해 안으로 온스당 16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 선물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기관은 최근에 와서는 국제 금값 추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금값이 한동안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값이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레피니티브는 “내년에는 국제 금값이 온스당 평균 145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내후년인 2021년에는 온스당 1505달러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다만 금값이 상승할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경제매체 인베스터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뉴욕 금 옵션 시장에서는 오는 2021년 6월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데 베팅한 175만달러(약 21억원)어치의 블록 트레이딩이 이뤄졌다. 해당 투자를 통해 만기 전에 돈을 벌 수 있으려면 금값이 현재 수준에서 세 배 가까이 올라야 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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