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분당 1자루…지난해 9천800자루보다 많아
'총기도시' 美시카고, 올해 압수된 불법 총기 1만자루
'총기 도시' 오명을 쓰고 있는 미국 시카고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찰에 압수된 불법 총기가 1만 자루를 넘어섰다.

48분당 1자루의 불법 총기가 압수된 셈이다.

2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경찰에 적발되는 불법 총기류는 매년 평균 7천 자루였다.

그러나 단속이 강화된 지난해에는 압수량이 9천800 자루(시간당 1자루)로 늘었고, 연말까지 한 달여를 남겨둔 올해는 1만 자루를 돌파했다.

에디 존슨 시카고 경찰청장은 이런 성과에 자부심을 드러내면서 "불법 총기류 유입을 막기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존슨 청장은 인구 규모상 미국 3대 도시인 시카고에서 인구 최대 도시 뉴욕이나 2위 도시 로스앤젤레스보다 더 많은 총기가 압수되는 이유에 대해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가 위스콘신, 인디애나 등 총기에 관대한 보수적인 주들 사이에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범죄자들이 가방에 총을 채워 넣고 주 경계를 넘어와 도시 곳곳에 배포할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연방 차원의 '보편적 신원조회'(universal background check)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시카고 경찰이 압수한 불법 총기류는 약 7천500자루로 같은 기간 로스앤젤레스 경찰의 5천38자루, 뉴욕 경찰의 3천953자루보다 많다"고 전했다.

작년 기준으로 비교하면 시카고 경찰의 압수량 9천800 자루는 뉴욕 경찰의 압수량 5천200자루의 2배에 가깝다.

존슨 청장은 "시카고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총기규제법을 갖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다르다"며 "불법 총기를 사용한 중범죄자가 3번째 적발 이전까지는 경범죄자처럼 취급된다.

결국 사람을 죽인 이후에야 처벌 받는다"고 지적했다.

신원 공개를 거부한 한 제보자는 "시카고의 총기 문제는 총기 암시장에 의해 악화된다"면서 "총기 거래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어 (총기 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시카고 법원과 검찰은 총기 거래 및 총기 범죄 재범자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지난 8월 총기 범죄자들이 수백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에 공개적인 입장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카고가 속한 쿡 카운티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불법 총기 관련 사건 92%를 기소했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학 의대 뷸러센터에서 폭력범죄 연구를 하는 인구학자 로리 포스트는 "시카고 우범지대는 총기류의 온상"이라면서 "우범지대에 사는 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총이 총을 낳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카고 남부와 서부의 범죄 조직 및 범죄 구역 와해가 총기 폭력을 더 확산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시카고 총기 폭력 지대는 경제적·인종적으로 분리돼 있다"면서 "특히 소수계가 빈곤과 총기 폭력으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