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크루스, 경찰이 쏜 물체에 머리맞아 병원 실려간뒤 이틀만에 숨져
콜롬비아 시위서 경찰 진압에 10대 사망…시위대 "국가가 살해"
콜롬비아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머리를 다친 10대가 끝내 사망했다.

시위대는 "국가가 살해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에스펙타도르 등에 따르면 시위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던 고등학생 딜란 크루스(18)가 이틀 만인 전날 오후 숨졌다.

크루스는 지난 23일 수도 보고타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무언가에 머리를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고무탄에 정확히 맞았거나 최루탄 또는 섬광탄 깡통에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크루스의 부상 사실이 알려진 후 많은 시민이 촛불집회 등을 통해 그의 쾌유를 기원했으나 그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1일 시작된 콜롬비아 시위에서 직접적으로 시위 도중 숨진 첫 사망자다.

혼란을 틈탄 약탈 과정 등에서 숨진 3명까지 포함해 이번 시위 사태의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이반 두케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크루스의 죽음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당국은 크루스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콜롬비아 시위서 경찰 진압에 10대 사망…시위대 "국가가 살해"
시위대는 경찰의 과격한 무력진압에 분노하고 나섰다.

크루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와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며 시위를 벌였다.

그가 입원했던 병원 근처에도 추모 인파가 몰렸다.

보고타 거리에 모인 시위대는 "국가가 그를 죽였다"고 외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엿새째에 접어든 시위가 크루스의 사망으로 한층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두케 정권을 향한 총체적인 불만이 결집된 이번 시위엔 첫날인 21일 25만 명 이상이 결집한 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에선 최근 몇 년간 최대 규모 시위다.

크루스를 비롯한 학생 시위대는 열악한 공교육 상황을 비판하며 교육 재정 확충을 요구해왔다.

시위 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대화'에 나선 두케 대통령은 대화 사흘째인 이날 이번 시위 지도부들을 만날 예정이다.

노동자, 학생, 원주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국가총파업위원회는 대통령에게 정부의 연금·노동·세제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공립학교 지원 강화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수진압 경찰인 ESMAD의 해체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위원회는 밝혔다.

콜롬비아 시위서 경찰 진압에 10대 사망…시위대 "국가가 살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