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패션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를 162억달러(약 19조원)에 인수한다. LVMH는 이를 바탕으로 보석시장을 놓고 까르띠에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과 한판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LVMH와 티파니는 24일(현지시간) 양측이 인수 총액 162억달러에 합의했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LVMH의 티파니 인수를 통해 LVMH 귀금속 부문 입지를 강화하고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LVMH는 특히 중국의 20∼30대 소비자가 명품 시장의 확대를 주도하는 시장 흐름에 맞춰 티파니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번 인수합병(M&A)은 LVMH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전 기록은 2017년 크리스찬디올을 13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 LVMH는 1987년 루이비통과 모에헤네시가 합병한 회사다. 루이비통 외에도 크리스찬디올 지방시 펜디 불가리 등 60여 개의 고급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유럽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최대주주다. 아르노 회장은 가족 지주회사를 통해 LVMH 지분 5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티파니 인수가는 주당 135달러(약 16만원)로, 당초 LVMH가 제안했던 주당 120달러(약 14만원)보다 12.5% 인상됐다. 앞서 LVMH는 티파니에 주당 120달러의 인수가를 제안했지만 티파니 측은 “회사 가치를 현저하게 저평가하고 있다”며 거절했다. 블룸버그통신은 “LVMH는 며칠 전 주당 130달러를 새로 제안했지만 이마저 거절당하자 주당 135달러로 가격을 더 올렸다”고 전했다. 티파니 주가는 LVMH의 인수 제안 소식이 전해진 뒤 한 달 새 27% 올랐다.

티파니는 1837년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뉴욕에 문을 연 명품 보석업체다. 1961년 오드리 헵번이 나온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티파니 보석이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현재 직원 수는 1만4000명이고 전 세계 300여 개 매장을 운영한다.

LVMH는 보석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52억달러에 이탈리아 불가리를 인수했지만 까르띠에를 보유한 경쟁사 스위스 리치몬트그룹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보석시장 규모는 200억달러로, 전년보다 7% 늘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