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체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등 불확실한 사업환경 때문에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P다우존스인덱스 자료를 인용해 지난 3분기 미국 S&P500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13억8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0.8% 증가에 그쳤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아마존과 애플을 제외하면 S&P500 기업 자본 지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3분기 두 기업의 자본 지출액이 19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본 지출이란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해 공장 설비 등 고정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 지출이 가장 많이 쪼그라든 업종은 제조업과 금융업이었다. 제조분야 기업들은 총 자본 지출을 18억달러, 전 분기 대비 10% 줄였다. 금융기업들은 9억5100만달러를 덜 썼다. 지난 2분기 대비 8%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비주거용 고정투자도 3분기에 3% 줄었다. 앞서 2분기엔 1% 감소했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연속 하락세다. 미국 비주거용 고정투자는 2000년 이래 매년 4%씩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애틀랜타연방은행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12%가 미·중 무역전쟁과 고율 관세로 인해 올 상반기 자본 지출을 줄이거나 미뤘다고 답했다. 작년 상반기의 두 배 수준이다. 스탠퍼드대 분석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중 무역갈등으로 보류된 기업 투자는 약 4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WSJ는 “미·중이 무역분쟁을 시작한 2018년 3분기부터 기업 지출 둔화세가 나타났다”며 “일부 기업들은 내년엔 미국 대통령선거와 양원 선거가 있어 더 많은 불확실성을 예상하고 있고, 이로 인해 투자를 계속 지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