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비판했다.

NYT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루즈-루즈(lose-lose) 제안'이라는 사설을 게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은 양국에 모두 손해라고 주장했다.

사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 유지 비용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왔고, 주한미군의 존재에도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5배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기이한(outlandish) 요구로 이어졌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해외 주둔을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맹이 헐값에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받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신이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역할과 안보, 번영에도 매우 해롭다는 설명이다.

'안보 무임승차'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법으로도 한국은 무임승차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의 거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으며, 무기 구매 예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산 무기를 사는 데 쓰고 있다"라며 주한미군이 미국에도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NYT는 "한국 정부와 국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터무니없는 요구는 중요한 동맹을 멀리하고 미국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욕"이라며 "가장 위험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합리적인 보상 요구가 동맹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현재 동북아 정세를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는 더욱 좋지 않다는 견해다. 북한이 마시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중국 또한 경쟁국으로 성장했기 때문.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정책으로 인한 승자는 결국 북한과 중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