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정상회의 인터뷰…"다자주의 강화·연결성 확장·디지털협력 확대 모색"
"싱가포르에 한국 스타트업센터 곧 설립…한반도 평화 향한 대화 노력 환영"
싱가포르 총리 "전략적 파트너 한-아세안, 협력 심화 이정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23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과 아세안 간 협력을 더 깊게 만들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또 다자주의 강화와 연결성 확장은 물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이버보안이나 스마트 시티 등의 새 분야로 협력을 확대·강화해 나갈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총리는 부산에서 열리는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싱가포르 관계와 관련, 리 총리는 조만간 싱가포르에 한국의 스타트업 센터가 설립될 것이라고 밝히고, 신남방정책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최초인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건설적 개입과 대화를 향한 모든 당사자의 노력을 환영한다"면서 "비핵화된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리 총리와의 일문일답.
싱가포르 총리 "전략적 파트너 한-아세안, 협력 심화 이정표"
--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의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보나.

▲ 올해 우리는 아세안과 한국의 대화 관계 3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 이 중요한 이정표를 기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아세안은 전략적 파트너다.

아세안의 3대 공동체 기둥인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양 측간 더 깊은 협력 방향을 정할 기회다.

여기에는 세 분야가 있을 것이다.

첫째 다자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ECP)이 좋은 진전을 이뤄 내년 타결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기쁘다.

한-아세안 자유무역지대도 강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둘째로 예컨대 한-아세안 항공서비스협정(ASA) 체결 등을 통해 양측은 연결성(connectivity)을 강화할 수 있다.

지난해 한-아세안 관광객은 1천10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ASA는 경제는 물론 인적 연계가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해야 한다.

'아세안 스마스 시티 네트워크'가 이 같은 협력에 유용한 플랫폼이다.

-- 2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 채널 확대 및 다양화 차원에서 '신남방정책'을 주창했다.

신남방정책 아래에서 한국-싱가포르 및 한국-아세안 관계 증진 개선 노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한국은 싱가포르의 중요한 파트너다.

양국 관계는 세월이 흐르면서 깊어졌다.

작년에는 80만명 이상의 양국 국민이 서로 방문했다.

곧 발효될 양국의 ASA 확대도 만족스럽다.

특히 싱가포르와 부산을 잇는 직항 항공편이 생기게 되면서 양국 관광산업을 더 활성화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는 싱가포르 내 한인들을 환영한다.

그들은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국민간 강력한 유대감 조성에 도움을 준다.

개방과 다문화주의는 싱가포르 발전의 핵심 가치다.

싱가포르는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및 3대 핵심가치인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 등 이른바 '3P'를 환영한다.

아세안의 경우,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대폭 증가해 지난해 66억 달러에 달했다.

양측간 쌍방교역은 지난해 1천605억 달러였고, 오는 2020년엔 아마 2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관광객 수는 오는 2020년까지 1천50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낙관적이다.

아세안과 한국은 연결성(connectivity), 스마트시티, 지속가능한 개발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싱가포르 총리 "전략적 파트너 한-아세안, 협력 심화 이정표"
-- 문 대통령이 지난해 싱가포르 국빈 방문 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환경협력 그리고 핀테크와 사이버 보안 등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경제적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진전이 있나.

▲ 지난해 문 대통령과 나는 여러 협정에 서명했고, 진전을 이뤘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대한민국 국제 물 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 2019) 행사에 참여, 싱가포르에 매우 중요한 이슈인 물 문제에 대한 전문지식을 공유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들은 한국의 '창업진흥원'과 협업했다.

또 한국의 스타트업 센터가 곧 싱가포르에 설립될 것이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사이버 보안과 핀테크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보다 넓게는 한국은 특히 무역과 투자에 있어 싱가포르의 중요한 파트너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와 체결한 첫 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KSFTA)은 이같은 파트너십을 든든히 받치고 있다.

KSFTA는 10년여 전에 발효됐다.

신남방정책은 이를 재검토하고 업그레이드할 적절한 기회다.

수교 45주년인 2020년에는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도달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싱가포르 총리 "전략적 파트너 한-아세안, 협력 심화 이정표"
-- 싱가포르는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였다.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정책의 전망에 총리의 견해를 듣고 싶다.

제언이 있으면 기탄없이 말씀해 달라.
▲ 싱가포르가 협상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만남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작은 역할이라도 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건설적 개입과 대화를 향한 모든 당사자의 노력을 환영한다.

이는 극히 어려운 문제이며,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인내심이 요구될 것이다.

싱가포르는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비핵화된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국 및 더 넓은 국제사회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