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상향 조정해 발표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2020년까지 GDP 규모를 2010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제4차 경제 총조사(센서스) 결과를 반영한 결과 2018년 명목 GDP가 91조9281억위안으로 지난 1월 발표된 잠정치 90조309억위안보다 2.1% 증가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에 늘어난 GDP 규모는 베트남 전체 경제 규모와 비슷하다.

국가통계국은 그러나 GDP 규모 수정에 따라 바뀌게 되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작년 중국의 성장률은 6.6%로 톈안먼 민주화 시위 이후인 1990년 3.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발표됐었다.

리샤오차오 국가통계국 부국장은 “국민경제 집계 제도와 국제 관행에 따르면 GDP 수치에 큰 영향을 주는 새로운 기초 자료들이 발견되거나 분류 방법 등에 변화가 생기면 역대 GDP 수치 수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차 센서스 결과 작년 기업 수와 자산총액이 이전 조사 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국가통계국은 역대 경험에 비춰봤을 때 2018년 GDP 조정이 앞으로 나올 올해 경제성장률 산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경제 총조사를 계기로 역대 GDP 수치도 조정해 다시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역대 GDP 규모를 조금씩 늘리면 중장기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이 보다 쉬워지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수치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에선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인한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커 중국 정부가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GDP와 1인당 소득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수치를 조정하기 전 GDP를 고려하면 중국은 내년에 최소 6.1%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작년 GDP 규모를 상향 조정함에 따라 당초 목표 달성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유 화창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실질 GDP를 평균 0.2%포인트만 끌어올리면 내년 성장률이 5.8%에 그쳐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역대 GDP 수치가 상향 조정되면 중국 정부는 내년 성장률이 5%대로 낮아져도 성장률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다소 여유를 갖고 거시 경제정책을 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