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9일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를 것에 대해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이 파행으로 끝난 직후 나온 발언이다.

로이터통신과 APTV에 따르면 필리핀을 방문중인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필리핀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 도중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한국과 방위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병력을 일부라도 철수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에스퍼 장관이 국무부가 방위비 협상을 주도한다고 언급하며 구체적 답변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답변은 한국시간 18~19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3차 협상이 80분만에 파행으로 끝난 뒤 나온 것이다. 지난 15일 한·미가 공동성명에서 “에스퍼 장관은 현 안보 상황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발표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방위비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방위비 협상 추이에 따라선 주한미군 주둔 문제와 연계시키는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선 “내가 며칠 전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며 “그들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 이상에 대해서는 (방위비 협상을 담당한) 국무부가 세부적인 사항을 해결하도록 남겨두겠다”고 했다.

현재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으로 돼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외에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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