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세번째 공개 청문회…NSC 빈드먼 중령·부통령보좌관 윌리엄스 등 증언
"역학관계 고려하면 요청 아닌 명령" VS "트럼프, 원조 보류 말한 적 없어"
美탄핵조사 증인들 "트럼프 '우크라 통화' 부적절·이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조사하는 하원이 19일(현지시간) 연 세 번째 공개 청문회에서는 문제가 된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통화가 부적절하며 이례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AP와 로이터 통신, CNN 등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담당 국장으로 근무 중인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은 이날 오전 탄핵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미 시민과 정적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빈드먼 중령은 "우크라이나가 2016년 선거(미 대선 개입)와 바이든 부자, 부리스마(바이든 아들이 일한 회사)에 대한 수사를 추진했다면 당파적 행동으로 해석됐을 것이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번엔 트럼프, 당신 해고야(You're fired)? 복잡다단한 '트럼프 탄핵사태' 3분 요약 / 연합뉴스 (Yonhapnews)

빈드먼 중령은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하고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를 진전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동유럽 동맹국 대통령 간의 불균등한 역학관계를 볼 때 미국의 요구는 분명했다며 "내가 있는 군 문화에서는 상급자가 무엇인가를 요청한다면 요청이 아닌 명령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또 "솔직히 내가 들은 것을 믿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에 대한 최악의 공포가 실제로 펼쳐진 데 따른 충격의 요소였던 것 같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빈드먼은 7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당시 이를 직접 들은 백악관 당국자 중 한 명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빈드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비선' 활동을 벌였던 루디 줄리아니에 대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훼손하는 허위 정보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빈드먼은 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민주당을 조사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격하고 불안을 느낀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7월 10일 백악관에서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가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다음 단계'로 가기 전에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압력을 행사한 일이 있다면서 "선들랜드 대사는 바이든 부자와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선들랜드 대사가 말한 '다음 단계'는 우크라이나 측이 염원한 젤렌스키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을 뜻한 것으로 보인다.
美탄핵조사 증인들 "트럼프 '우크라 통화' 부적절·이례적"
오전 증인으로 함께 나온,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 제니퍼 윌리엄스도 증언에 앞서 내놓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7월 25일 통화가 이례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내가 봤던 다른 대통령들의 전화와 달리 국내 정치 문제인 것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논의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또 백악관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이 논의됐던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국무부와 국방부 대표들은 원조 중단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백악관 예산 담당자들은 멀베이니가 이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윌리엄스는 증언했다.
美탄핵조사 증인들 "트럼프 '우크라 통화' 부적절·이례적"
오후에 속개된 청문회에선 팀 모리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고문과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화당이 요청한 증인들이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론'을 일축하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한 발언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20년 이상 알고 지냈다는 볼커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만연한 부패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을 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 이런 이야기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패 이야기라면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부패 의혹은 "믿을 만하지 못하다"고 잘라 말했다.

볼커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부패 척결과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 요구가 결국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돌이켜 보니 그 관련성을 다르게 봤어야 했나 싶다.

만약 그랬다면 내가 반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커 전 대표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크라이나가 수사하지 않으면 원조를 보류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측도 자신에게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 없이는 군사 원조를 받거나 백악관 방문을 성사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볼커 전 대표와 함께 증언한 모리슨 전 고문은 논란이 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통화에 대해선 부적절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통화 내용이 새어나가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파적 지원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 간의 통화 내용에 우려할 만한 불법적인 내용이 없다고 비공개 증언한 적이 있는 모리슨 전 고문은 이날 청문회에선 "7월 25일 통화 때 이것이 알려지면 워싱턴의 정치 풍토에서 어떻게 이용될지 두려워했는데 그 두려움이 현실이 됐다"며 다소 결이 다른 이야기를 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은 7개 방송사가 미 전역에 생중계한 지난 15일 공개 청문회의 시청자를 1천290만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 13일의 첫 공개 청문회 때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다.

PC나 휴대전화를 통해 스트리밍으로 시청하거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진행 과정을 본 인구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라고 닐슨 측은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