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물러난 볼리비아, '좌파 이웃국'들과 관계 급냉각
볼리비아 임시정부, 베네수엘라와 외교 단절…쿠바인도 추방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퇴진 이후 임시 정부가 들어선 볼리비아가 이웃 좌파 정권에도 등을 돌리고 있다.

카렌 롱가리치 볼리비아 임시 외교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 외교관들에게 볼리비아를 떠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볼리비아 내에 있는 쿠바인 725명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볼리비아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이다.

베네수엘라 외교관과 쿠바인들 모두 볼리비아 국내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것이 추방의 이유다.

롱가리치 장관은 최소 9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또 쿠바인들 역시 폭력 시위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바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쿠바 의사들은 어떤 시위도 지지한 적 없으며 오히려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집권 당시 볼리비아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쿠바의 끈끈한 우방이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 정부는 모랄레스가 퇴진한 후 곧바로 모랄레스의 주장에 동조해 그가 쿠데타로 물러난 것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모랄레스가 대선 부정 시비 속에 14년 만에 쫓기듯 물러나고 우파 야당 의원 자니네 아녜스가 임시 대통령으로 출범해 과도 정부를 구성한 후 이들 좌파 이웃들의 관계도 급변했다.

아녜스는 마두로 정권 대신,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