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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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중국인 투자이민자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방문한 후부터다. 투자 이민을 온 중국인 덕에 바닥으로 떨어진 그리스의 부동산 시세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프랑스 AFP통신은 10일(현지시간) 그리스가 '골든 비자'를 받은 중국인 투자자들 때문에 경기 회복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든 비자는 일정액 이상의 부동산을 산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유럽연합(EU) 소속 국가 가운데는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사이프러스 등 금융위기로 경제난을 겪은 지중해 주변 국가들이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스의 경우 최소 25만 유로(약 3억2000만원) 이상의 부동산을 취득한 외국인에게 5년 시한의 영주권을 준다.

AFP통신에 따르면 3년 전 골든 비자를 받아 가족과 함께 그리스 수도 아테네로 이주한 중국 상하이(上海) 출신의 장룬공 씨는 "우리는 그리스의 문화적 유산, 역사, 민주주의, 자유 때문에 그리스를 택했다. 이런 환경이 너무 좋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비자가 있기 때문에 여러 유럽 나라들을 여행했다"면서 "그리스로 돌아올 때마다, 아테네 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는 고향에 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2년 만에 그리스어를 터득하고 현지 공립학교에 다니는 장 씨의 아들(18)은 그리스 시민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리스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로 고통을 겪은 그리스가 2013년 골든 비자 제도를 시행한 이후 약 5300건이 발급됐다. 골드 비자 취득자 가운데 3400명 이상이 중국인이다. 골든 비자를 취득한 비유럽인은 1년 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그리스 피라에우스항의 화물 컨테이너 터미널 두 곳이 중국의 대형 해운선사인 중국원양운수(Cosco)에 매각된 이후 중국과 그리스 간 무역,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키리아코스 마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 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이어 시 주석이 10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그리스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이 단순히 셍겐조약에 따라 다른 유럽 국가들을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리스 골든 비자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정착을 목적으로 이 비자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간 급감세를 보이던 그리스의 부동산 시세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