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참여여부·추락원인 불분명…경찰, 구급차 진입방해說
고인 모교 학생들, 경찰 비난시위·추모 촛불집회 열기도
홍콩 시위현장 인근서 추락 '머리 부상' 대학생 사망

홍콩 시위 현장 부근의 주차장에서 추락해 머리를 심하게 다쳤던 대학생이 결국 사망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8일 병원 당국 등을 인용, 홍콩과기대학 2학년 학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이날 오전 8시 9분(현지시간)께 숨졌다고 보도했다.

차우 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 무렵 홍콩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 부근의 주차장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졌다.

차우 씨는 이로 인해 머리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뇌출혈을 일으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병원 이송 후 두차례 수술에도 불구하고 7일 밤 병세가 악화했다.

홍콩 매체들은 사고 직후 경찰이 사고 현장 부근에서 최루탄을 쏘며 해산 작전을 벌이고 있었고, 차우 씨가 최루탄을 피하려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충돌은 일부 시위대가 인근 호텔에서 열린 경찰관의 결혼식을 방해하려는 과정에서 촉발됐는데, 차우 씨가 이 시위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차우 씨가 사고 현장에 간 이유와 추락 원인 등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일 주차장 소유주 측이 공개한 감시카메라 영상에는 차우 씨가 떨어지는 장면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차우 씨는 4일 새벽 0시 20분께 혼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장면 등이 목격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차우 씨가 위중한 상황에서 경찰이 구급차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 경찰관들이 응급 구조요원들이 응급치료를 하기 전까지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구조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또 최루탄은 사고 현장에서 12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사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점심시간 홍콩 도심에서는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우 씨를 추모하고 경찰을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마스크를 쓴 시위대는 '사람들을 살해하는 광분한 경찰' 등의 내용이 담긴 문구를 들고 차터가든에서 센트럴 지역까지 행진했다.

홍콩과기대학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학생들에게 "힘든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자제력을 발휘해달라"면서 "충돌이나 비극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홍콩과기대학의 졸업식 이틀째 행사에서, 일부 학생들은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등 시위대의 5가지 요구사항을 뜻하는 다섯 손가락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홍콩과기대학은 이날 졸업식 오후 행사를 취소했고, 다른 수업들도 모두 휴강했다.

학생들은 이날 저녁 차우 씨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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