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총선 캠페인 개시 행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같은 날 텔퍼드에서 열린 총선 유세에서 연설하는 모습. 영국에서는 다음달 12일 조기총선을 앞두고 이날부터 각 당이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분열과 혼란에 지친 영국 의회가 오는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 노동당 어느 쪽도 하원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결국 새판을 짜기로 한 것이다.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제안한 12월 12일 총선 개최를 뼈대로 하는 정부의 ‘단축 법안(short bill)’을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그동안 조기 총선에 미온적이던 노동당이 이날 지지로 입장을 바꿔 법안이 통과됐다.이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면 이번 주말께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갖는다. 이후 각 정당은 약 5주간의 선거 캠페인을 벌인다.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개최를 원한 것은 집권 보수당이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과반에 턱없이 모자라는 288석만 갖고 있어서다. 그는 총선을 통해 안정적인 보수당 의석을 확보한 뒤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보수당을 누르고 새 정부를 세울 기회로 여기고 조기 총선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은 브렉시트에 대한 제2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BBC방송은 이날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제2국민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하지만 이번에도 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이른바 ‘헝(hung) 의회’가 출범하면 또다시 혼돈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존슨 총리 조기 총선안 네 번째 도전 만에 하원 통과12월 총선 개최는 1923년 이후 처음…브렉시트 민심 바로미터 될 듯영국이 오는 12월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브렉시트(Brexit) 교착상태 타개가 목적인 만큼 이번 총선은 브렉시트와 관련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이른바 '브렉시트 총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12월 12일 총선을 개최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정부의 '단축 법안'(short bill)을 찬성 438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이에 따라 보리스 존슨 총리는 네 번의 도전 끝에 조기 총선 개최라는 목적을 이루게 됐다.집권 보수당이 하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브렉시트 계획이 의회에서 번번이 좌절되자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 카드를 빼 들었다.존슨 총리는 '고정임기 의회법'(Fix ed-term Parliaments Act 2011)을 토대로 세 차례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통과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다.고정임기의회법상 조기 총선이 열리기 위해서는 하원 전체 의석(650석)의 3분의 2 이상, 즉 434명의 의원이 존슨 총리가 내놓은 조기 총선 동의안에 찬성해야 한다.존슨 총리는 전날 세 번째 동의안이 의회의 벽에 가로막히자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12월 12일 총선을 개최한다'는 내용의 '단축 법안'을 이날 다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고정임기의회법에 따른 조기 총선 동의안과 달리 '단축 법안'은 하원 과반 지지를 얻으면 통과하게 된다.이날 법안 통과로 영국은 지난 1923년 이후 처음으로 12월에 총선을 실시하게 됐다.당초 영국은 2017년 조기 총선을 실시해 예정대로라면 다음 총선은 2022년 열릴 예정이었다.하원은 이날 정부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 총선 개최일을 12월 9일로 앞당기는 내용의 야당 수정안에 대해서도 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295표, 반대 315표로 부결됐다.이 수정안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가 내놓은 것으로, 자유민주당 등 야당의 지지를 받았다.야당은 12월 12일 총선을 실시할 경우 학기가 끝난 대학생 등이 투표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총선일을 앞당기는 방안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존슨 총리는 이날 오후 법안 토론에 앞서 "끊임없는 의회의 방해에 직면한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면서 "의회를 다시 채우고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자"고 당부했다.존슨은 이번 총선을 통해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절차를 신속하게 끝낸다는 계획이다.그는 표결 승리를 위해 지난달 당론에 반해 투표했다는 이유로 출당시켰던 21명의 보수당 의원 중 10명을 복귀시켰다.그동안 세 차례 부결됐던 조기 총선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것은 노동당을 포함한 야당이 입장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오전 예비내각회의를 개최, 조기 총선 찬성 입장을 공식화했다.코빈 대표는 "EU가 브렉시트를 1월 31일까지 연기했으므로 3개월 동안 '노 딜' 위험은 사라졌다"면서 "우리는 이제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역사상 가장 야심 차고 철저한 (선거)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코빈 대표는 12월 9일 총선을 개최하는 수정안을 상정했지만 하원에서 부결되자 결국 정부 원안 통과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코빈은 12월 12일 총선 개최가 확정된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이번 선거는 나라를 변형시키고 국민을 억압하는 기득권에 대응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그는 "이번 선거의 기회는 명확하다.노동당은 여러분 편이지만 보리스 존슨의 보수당은 소수의 특권층만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자유민주당의 조 스윈슨 대표는 "이번 총선은 수세대 동안 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브렉시트를 중단시킬 수 있는 정부를 세울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자유민주당은 그동안 브렉시트 중단, 제2 국민투표 개최 등을 당론으로 지지해왔다.스위슨 대표는 "이 나라는 보리스 존슨이나 제러미 코빈보다 나은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면서 "자유민주당 총리 후보로서 긍정적이고 친 유럽적이고 자유로운 비전을 이 나라에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연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목표로 내놓은 조기총선 동의안이 또 다시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기총선 부결만 이번이 세 번째다. 존슨 총리는 총선 날짜를 사흘 앞당기자는 일부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내 조기총선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영국 하원은 28일(현지시간) 고정임기의회법에 따라 존슨 총리가 상정한 조기총선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표결 결과 찬성 299표, 반대 70표로 통과에 필요한 하원 전체의석의 3분의 2(434석)를 얻는 데 실패했다.제 1야당인 노동당이 이번 표결에 대거 기권한 데 따른 것이다. 자유민주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 등 다른 야당들도 기권하거나 반대표를 던졌다. 조기총선이 실시되려면 하원 3분의 2 동의를 얻어야만 존슨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조기총선일을 권고해 날짜를 최종 확정할 수 있다.앞서 존슨 총리는 오는 31일 예정된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유럽연합(EU)에 요청한 뒤 12월 12일 총선을 실시하기 위한 동의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EU 회원국들은 28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장하되 이전에라도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하면 이를 앞당길 수 있도록 승인했다.존슨 총리는 당초 이달 31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를 단행하기 위해 지난달에도 두 차례 조기총선 동의안을 내놨지만 하원에서 잇따라 부결됐다. 그가 이날 하원에서 얻은 찬성표(299표)는 지난 두 번의 투표에서 각각 얻었던 298표와 293표와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었다.존슨 총리는 표결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하원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원이 더 이상 나라를 인질로 잡고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2월 12일 총선 개최를 위한 ‘단축법안’(short bill)을 29일 재상정하겠다고 밝혔다.고정임기의회법에 따른 조기총선 동의안과 달리 단축법안은 다른 하원에서 과반 지지를 얻으면 통과하게 된다. 사실상 우회법안이다. 제2야당과 3야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과 자민당이 총선 날짜를 바꾼다는 전제로 조기총선에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노동당을 제외한 이들 야당은 존슨 총리가 내놓은 12월 12일 대신 12월 9일 총선을 요구하고 있다. 목요일인 12일에 총선이 열리면 겨울 휴가로 인해 대학생 등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이 저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총선이 열리기 위해선 평일 기준으로 총선일로부터 25일 이전에 의회가 해산해야 한다. 이번 주 안에 의회 해산이 확정되면 가장 빨리 총선을 치를 수 있는 날이 월요일인 12월 9일이다.BBC는 존슨 총리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단행하기 위해 ‘정치적 도박’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내놓은 단축법안도 스코틀랜드국민당과 자민당이 먼저 제안했다고 전했다.영국 대학생들은 전통적으로 보수당보다 노동당을 선호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올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노동당을 지지했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젊은층에서 가장 높다.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스코틀랜드국민당과 자민당이 존슨 총리의 조기총선 개최 계획을 받아들인 것도 투표가 월요일인 12월 9일 치뤄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존슨 총리는 조기총선을 통해 안정적인 보수당 의석을 확보한 후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집권당인 보수당이 또 다시 안정적인 과반 확보에 실패한다면 브렉시트를 묻는 제 2국민투표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