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집행위 일이겠으나 英노동당 재협상 주장 비현실적"
EU 집행위원장 "브렉시트는 1월31일, 연기·추가협상 없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5일(현지시간) 영국이 예정대로 내년 1월 31일 EU를 떠날 것이며 추가 협상은 없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 공영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영국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묻자 "브렉시트 과정은 이미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다음 달 12일 열리는 총선에서 승기를 쥔다면 EU와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로 그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EU와 영국간 새로운 합의나 조약을 맺기 위해 기존 계획을 변경할 여지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차기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달렸다는 전제를 달았다.

융커 위원장은 영국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해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는 가정 하에 영국과 EU가 1년 안에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주장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는 EU와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까지 7년이 걸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FTA 협상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가끔 영국 의회와 정부 관계자들은 이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존슨 총리와 EU가 만든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과 미국의 무역협정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은 어떨 때는 이렇게 말하고, 어떨 때는 저렇게 말한다"며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영국의 EU 탈퇴는 2016년 국민투표에서 결정됐지만 영국과 EU가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는 4월 12일로, 다시 10월 31일로, 다시 내년 1월 31일로 총 세 차례나 미뤄졌고 결국 존슨 총리는 의회의 '새 판'을 짜겠다며 조기 총선 개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