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사에게 서한…보우소나루 셋째아들에게도 자제 당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간에 날 선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이 대선 결과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라고 브라질 정부에 촉구했다.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르헤 파우리에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국 주재 브라질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페르난데스 당선인에 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셋째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의 발언을 비난했다.

파우리에 장관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적절치 않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와 차기 정부에 대한 발언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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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페르난데스 당선인을 '키르치네리즘(키르치네르 주의)의 아들'로 표현한 내용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에두아르두 의원에 대해서도 자제를 당부했다.

키르치네리즘은 아르헨티나에서 12년간 '부부 대통령 시대'를 연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이르는 표현이다.

그동안 보우소나루 정부는 부부 대통령을 '키르치네리즘 1.0', 페르난데스 당선인을 '키르치네리즘 2.0'으로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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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자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선택을 했다"면서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앞으로 어떤 노선을 걸을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도 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석방을 지지하는 데 대해서는 "브라질 민주주의와 사법제도에 대한 모독"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남미 지역에서 좌파세력의 입지 확대로 자칫 외교적 고립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올해 안에 미국 방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지역의 정치 지형이 급변하는 데 맞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확인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