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뒤집고 MS가 100억弗 수주
"정치적 입김 작용" 뒷말 무성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5일 아마존을 제치고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구축 사업권을 따냈다. 사업 규모만 100억달러(약 11조7000억원)에 이른다. 당초 시장에선 업계 1위인 아마존의 승리를 예측하는 분위기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자 선정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합동방어 인프라사업’(JEDI·제다이)으로 불리는 10년짜리 사업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모든 군 관련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컴퓨터 시스템 ‘스카이넷’에 비유되기도 했다.

이번 수주전은 클라우드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렸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 조달 사업인 데다 이번 사업의 승자가 미 정부의 다른 클라우드 사업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주전에는 아마존과 MS를 비롯해 IBM, 오라클도 참여했다. 하지만 IBM과 오라클은 일찌감치 중도탈락했고 클라우드 시장 1, 2위인 아마존과 MS가 막판까지 경합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시장 1위일 뿐 아니라 미 중앙정보국(CIA) 등 다른 정부 조직도 아마존의 기밀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에게 사업자 선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MS와 오라클, IBM 등 다른 회사들로부터 불평을 들었다”며 “사업을 주의 깊게 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아마존을 겨냥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오래전부터 아마존을 사업에서 배제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연설비서관을 지낸 가이 스노드그래스가 29일 출간할 <현상유지: 매티스 장관과 함께한 트럼프의 국방부 안에서>에서다. 미 CNBC는 이 저서를 인용, “2018년 여름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마존을 제다이 사업 수주전에서 제외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주다. 트럼프 대통령은 WP가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낼 때마다 “WP는 (아마존의) 로비스트며, 로비스트로 등록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붓곤 했다. 최근엔 백악관과 연방기관에 WP와 뉴욕타임스의 구독 중단을 지시했다. 이번 국방부 클라우드 수주전에서 아마존의 탈락이 구설에 오르는 배경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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