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연기 요청 승인 가능성…기간이 '관건'
EU의 선택은? 브렉시트 '3개월·단기·장기·탄력적 연기' 거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오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단행하기 위해 추진한 법안이 의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브렉시트는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EU가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승인할지, 한다면 기간은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EU가 영국의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은 작고, 결국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앞서 EU는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체결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 승인 투표에서 계속해서 부결되자 당초 지난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한을 두 차례나 연기하는 데 동의한 바 있다.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하려면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그동안 EU에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브렉시트 추가 연기 회의론이 꾸준히 나오기는 했지만, EU가 영국의 연기 요청을 거부하기에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정치적, 경제적 위험 부담이 너무 커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22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추진한 EU 탈퇴협정 법안의 신속처리가 영국 의회에서 거부된 뒤 트위터로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도록 EU 27개국 정상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역시 구체적인 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EU의 선택지로는 영국의 요청대로 3개월 연기하거나 단기, 장기 연기 방안 등이 거론된다.

특히 어느 경우든 일단 브렉시트 시한을 정해놓되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비준하면 이전에라도 탈퇴할 수 있도록 하는 '탄력적 연기'(flextension)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많은 EU 정상이 가능한 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혼란스러운 영국 내부 정치에 얽히지 않기 위해 영국의 요청을 그대로 수용해 3개월 연기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가 영국 의회에서 보류되자 관련 법률에 따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하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낸 바 있다.

영국의 한 브렉시트 전문가는 로이터 통신에 EU가 3개월 연장을 승인하되 영국이 준비되면 더 일찍 떠날 수 있도록 하는 '탄력적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U는 영국의 요청보다 짧은 단기 연기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달, 혹은 몇주까지도 가능하며 이는 영국 의회가 존슨 총리가 EU와 타결한 합의안을 승인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그동안 브렉시트 시한 장기 연장에 반대해온 프랑스는 이번에도 브렉시트 추가 연기 기간을 "단 며칠"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멜리 드 몽샬랭 유럽 담당 장관은 22일 프랑스 상원에 "영국 의회가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단 며칠'의 연기 기간이 필요한지 논의하겠다"면서 "이 외에 브렉시트 합의안 자체를 재검토하기 위해 기간을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그러나 EU가 6개월 혹은 1년 등 장기 연기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이는 EU가 브렉시트 외에 다른 현안에 집중하고 영국에 내부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장기 연기의 경우 영국에서 총선이나 제2의 국민투표 가능성이 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경우 내년에 예정된 2021∼2027년 EU 예산안 투표 일정 등을 고려해 내년 6월까지 정도가 최장 시한이 될 수 있을 것으로 EU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한 EU 소식통은 BBC에 EU가 최장의 시한을 정하되 '탄력적 연기'를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27개국 정상들이 브렉시트 연기 문제 논의를 위해 오는 31일 이전에 긴급 정상회의를 열지, 아니면 투스크 의장이 말한 대로 별도 회의 없이 서면으로 절차를 진행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