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철군·G7 장소 잡음
공화당 내부 격한 반발
"상원 탄핵 부결 장담 못해"
'헛발질' 연속…궁지 몰리는 트럼프, 공화당 반발하고 관료는 등 돌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시리아 철군과 본인 소유 골프리조트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 결정 등으로 집권 공화당에서도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다.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행정부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는 데다, 최측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마저 ‘자충수’를 두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시리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옹성이나 다름없던 공화당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놨다. 공화당 원내 사령탑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이보다 이틀 전엔 미 하원이 시리아 철군 결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354 대 60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하원의원이 235명인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에서 120명가량이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백악관이 지난 17일 내년도 G7 정상회의 개최 장소를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도럴 골프리조트로 낙점한 것도 패착이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적 행사를 사익 추구에 악용한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백악관은 이틀 만에 결정을 취소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지난 20일 폭스뉴스선데이에 출연해 “반발 수준에 솔직히 놀랐다”고 털어놨지만 공화당 내에선 백악관의 정무 감각이 이 정도일줄 몰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멀베이니 대행이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한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아픈 대목이다. 멀베이니 대행은 취재진과의 문답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을 조사하는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약속했다는 인상을 줬다. 멀베이니 대행이 나중에 대가성을 부인했지만 이미 논란이 커진 뒤였다.

설상가상으로 행정부 관료들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도 서슴없이 내놓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측근으로 꼽히는 마이클 매킨리 전 수석보좌관은 지난 11일 사표를 낸 뒤 닷새 만에 하원 청문회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얻기 위해 외국 정부에 접근한 것이 불만스러웠다고 증언했다.

폭스뉴스선데이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계의 폭넓은 비판 분위기를 전하면서 공화당 소식통을 인용해 상원에서 공화당의 동조로 ‘트럼프 탄핵’이 성사될 가능성이 20%에 이른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과반수를 장악한 하원에서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잇따른 사건들로 인해 공화당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백악관에 명백히 전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위안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지난 1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비에 긍정적 환경을 만든 게 경기 침체를 늦추는 주요인”이라며 “‘트럼프 효과’로 미국의 경기 침체가 몇 년 뒤에나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뉴욕=김현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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