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2.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전망치(2.4~2.5%)에 못 미칠 것이란 점을 공식화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세계은행에서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세계은행에서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홍 부총리는 19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마친 뒤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과 관련해 “(정부가 올해 7월 제시한) 2.4%는 사실상 어렵다”며 “최근 IMF가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로 봤는데, 그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장률 대폭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선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 경기 동반 둔화를 핵심 이유로 꼽았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IMF와 OECD 전망치에 정책 의지를 일부 고려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12월 중순께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와 OECD의 내년도 한국 성장률 전망은 각각 2.2%와 2.3%다.

홍 부총리는 전날 IMF 본부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5~2.6% 정도로 추정된다”며 “옛날처럼 3%대 성장을 하는 건 우리 경제 체력으로 봤을 때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대책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달 공개될 미국 재무부의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을 벗어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연간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2% 초과, 연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순매수 등 세 가지 요건 중 두 가지에 해당하는 국가를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경상수지 기준에 해당하는 데다 직전 1년간 대미 무역흑자가 20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홍 부총리는 설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의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여부에 대해선 이달 대외경제장관정책회의를 열어 결정할 계획이라고 홍 부총리는 밝혔다.

그는 내년 총선 출마설을 강력 부인했다. 홍 부총리는 ‘총선 차출설’에 관한 질문에 “경제 살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 죽겠다”며 “(총선에) 안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여권에서 차출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며 “차출 요청이 와도 전혀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