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1세기 전망…선후진국 격차확대 이어 또 경종
"기후변화 탓 선진국 내에도 지역간 빈부양극화"
기후변화 때문에 선진국 내에서도 지역 간 빈부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저개발국들보다 기후가 온화하고 재난 대처력이 뛰어난 국가들도 사회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로 주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별도 해설을 통해 기후변화가 노동생산성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IMF는 21세기 말이 되면 많은 선진국 내에서 낙후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근거로는 기온상승이 농업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을 특히 크게 저해한다는 점, 낙후 지역일수록 농업과 제조업 비중이 크다는 점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악영향이 낙후 지역에 더 크기 때문에 낙후 지역은 세기말에는 더욱 뒤처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IMF는 이미 2017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선진국과 저개발국에서도 기후 차이와 산업구성 때문에 빈부 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는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농업과 제조업처럼 열에 노출되는 산업은 노동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서비스업처럼 대체로 열에 노출되지 않은 산업에는 악영향이 아예 없다"고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기후변화 탓 선진국 내에도 지역간 빈부양극화"
기온상승의 악영향에 노출된 산업으로는 농업, 임업, 광업, 제조업, 건설업, 수렵, 운송업 등이 지목된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온난화가 현재 연 평균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는 악재이지만 낮은 지역에는 호재일 수 있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평균기온이 2005년부터 2100년까지 섭씨 1도 오를 경우 연 평균기온이 섭씨 12도인 낙후 지역은 농업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서비스업에는 악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같은 기온상승에도 연 평균기온이 섭씨 10.5도인 비낙후 지역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에서 떨어지지만 서비스업에서 오히려 향상되고 농업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의 낙후지역에 특히 기온상승의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2100년까지 이들 국가의 낙후지역에서 노동생산성이 2∼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웨덴, 캐나다, 독일, 영국은 그 폭이 1%포인트 미만이었고 네덜란드는 손실이 아예 없을 것으로 조사됐다.

IMF는 "기후변화가 상대적으로 늦게 진행되지만 매우 지속적이고 역사적으로 볼 때 그 해악은 제거하기가 극단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입증된 악영향의 절대치가 작아보일지라도 후진국들보다 기후변화 대응도가 높고 기후가 온화한 선진국들에서도 이런 악재가 불거진다는 맥락에서 고민거리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후변화 탓 선진국 내에도 지역간 빈부양극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