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시 수녀 "방출 취소요구 거부당해…법적 대응할 것"

인도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주교에 항의하는 시위에 동참한 후 수녀회에서 추방당한 수녀가 교황청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폭행 주교 항의' 수녀, 수녀회 축출…"바티칸, 정의 부정"

17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인도 남부 케랄라주(州) 성클라라 수녀회(Fransciscan Clarist Congregation) 소속 루시 칼라퓨라 수녀는 자신을 방출한 수녀회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요구가 교황청에서 기각됐다고 밝혔다.

칼라퓨라 수녀는 취재진에 "교황청이 나를 위한 정의를 외면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교황청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별도로 연락하지도 않았다며, "나는 이제 교회 당국으로부터 억압받고 그들의 불법 행위에 맞선 모든 이를 대변해 법정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칼라퓨라 수녀는 작년 현지 교구 소속 프랑코 물라칼 주교가 2년간 수녀를 성폭행했다는 혐의가 불거지자 그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물라칼 주교는 결국 올 4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올해 8월 수녀회는 루시 수녀를 방출 통지를 받았다.

그의 생활 방식이 수도원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칼라퓨라 수녀는 자신이 주교 항의 시위에서 주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방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황청의 거부 답변을 받은 후 "수녀원을 떠나지 않겠다.

내 생활방식은 규칙과 규정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교황청은 칼라퓨라 수녀에게 항소권이 있다고 알렸지만, 그는 "(교황청이) 이미 결심을 한 상황에서 항소하는 것은 의미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칼라퓨라 수녀를 비롯해 물라칼 주교 항의 시위에 참여한 수녀들은 케랄라주 교회와 교황청 당국이 물라칼 주교를 감싸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물라칼 주교 관련 재판에서 최근 증언에 나선 한 수녀는 교회가 주교를 보호하기 위해 증거물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도 교황청대사관과 바티칸 교황청에 관련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이들은 교회로부터 주의나 전근 통보를 받는 등 징계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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