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오찬서 절차 설명…클린턴 탄핵 관여했던 상원 법사위원장도 참석
"하원서 추수감사절 전까지 탄핵 표결 예상…상원서 성탄절 전까지 처리"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16일(현지시간) 비공개 석상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열릴 경우의 절차를 설명하며 대비를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탄핵 조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결국 상원에서의 '탄핵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탄핵절차 빨라지나…"매코널, 상원에 탄핵심판 대비지시"
매코널 대표는 이날 비공개로 열린 오찬에서 민주당이 추수감사절(11월 말) 이전에 탄핵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렇게 되면 상원은 이 사안을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처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워포인트를 동원해 탄핵 심판이 열릴 경우 절차를 소개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매코널 대표는 재판이 일주일에 6일간 열리며 매일 정오 이후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발언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하원에서 탄핵 소추에 해당하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상원에서 일종의 탄핵 심판을 열어 최종 가부를 결정한다.

민주당 내부에선 추수감사절 연휴 전까지 하원에서 탄핵 표결을 끝내자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케빈 크레이머(공화·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탄핵이 추수감사절 언저리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며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시간이) 있는데 상원의원들을 자극할 일종의 분기점이 없다는 점에서 아주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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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 탄핵 때 관여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했다.

그레이엄 위원장은 동료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는 "탄핵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개 선언문' 같은 서한을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축출하는 데 찬성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일부 의원들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엄 위원장은 하원의원들과 따로 만나 탄핵 역사와 이슈를 논의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또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배제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레이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증인과 서류 소환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하원에서 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에게 "입장을 고수하고 공정한 절차를 요구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오찬에서 일부 의원은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더욱 상황이 당파적으로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때보다 더 험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오찬에 참석한 의원들이 전했다.

/연합뉴스